ㆍ가계부채 대책 “주택 공급물량 축소” 밝히자 집값 ‘들썩’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 공급물량 축소 계획을 내놓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곤혹스러운 정부는 주택공급 물량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정부 예측 실패를 자인하면서 공급물량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진화에 부심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9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며 “향후 입주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물량 감소로 오히려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주택 공급물량 축소만 포함되고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규제 등 강력한 조치가 제외되면서 오히려 ‘집값 떠받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개포주공1단지는 정부 발표 이후 호가가 1000만~2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하남의 중개업소 관계자도 “향후 가격이 상승할 것을 전제로 한 매수·매도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집값 상승 우려로 내집 마련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보인다. 삼성물산이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에 공급하는 ‘래미안 장위 1구역’의 견본주택에는 정부 발표 이튿날인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2만5000여명이 몰렸다. 분양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기 전 차라리 일찍 집을 사겠다는 생각으로 방문한 고객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대책이 오히려 부동산시장 과열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이날 열린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 “주택공급 물량 축소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나오지만 이는 과도한 걱정”이라며 “오히려 지난해 역대 최대 분양 물량에 이어 밀어내기식 분양 등 공급과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분양시장 과열이 지속될 상황에 대비해 비상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즉각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환 국토교통부 1차관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전망보다 주택 인허가와 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국토부의 예측 실패를 시인하면서 공급물량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계부채 대책에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의 조치를 넣지 않은 것은 서울 강남의 집값 상승률이 지난해보다는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분양권·청약 시장 과열은 모니터링한 뒤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을철 성수기와 맞물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과 내후년에 많은 양의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 주택 희소성을 부각시킨 가격 상승 분위기를 호조세라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잉) 입주 물량은 물론 금리 인상이라는 변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지난 7월18일~8월9일 전국 주택시장 전문가 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주택시장의 둔화를 전망한 응답이 43.9%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13.6%)을 웃돌았다. 수도권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75.9%)이 많은 반면 지방은 둔화 전망(67.4%)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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