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당분간 ‘부동의 4번타자’ 김재환 없이 2위 싸움을 벌인다. 최근 타순을 가리지 않고 한껏 살아난 두산 타선이 김재환의 공백에도 위력을 잃지 않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환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 수비 도중 갈비뼈 부상을 당했다. 선발 좌익수로 나선 김재환은 2회말 자신의 앞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는데 상체가 그라운드에 강하게 부딪혔다. 고통스러워하다 앰뷸런스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간 김재환은 이틀간 각종 검진 끝에 ‘오른 갈비뼈 단순타박’ 진단을 받았으나, 계속 통증을 느꼈기에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분간 두산은 부동의 4번타자 김재환 없이 경기를 치른다. 맞붙는 상대들이 만만치는 않다. 27~28일 선두 SK와의 2연전 이후, KT와의 수원 2연전이 기다린다. 두산은 올 시즌 수원경기에서 1승5패로 부진했던데다, KT 역시 치열한 5위 싸움 중이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주말 삼성과의 2연전 이후에는 다음달 3~4일 2위 싸움 상대인 키움과의 잠실 2연전이 있다. 그 때까지 김재환은 1군에 합류할 수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의 공백이 오버랩된다. 김재환은 3차전을 앞두고 연습 스윙 도중 옆구리 부상을 당해 라인업에서 빠졌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압도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는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던 지난해 홈런왕 김재환의 공백이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26일 현재 두산은 6.5경기차 선두 SK를 추격하긴 쉽지 않지만, 1.5경기차 3위 키움과 힘겨운 2위 싸움을 벌여야할 판이다.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할 타자가 순위싸움의 승부처에서 이탈하는 게 반가울리는 없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두산 타선이 최근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의 8월 팀 타율은 26일 현재 0.310에 이른다. 10개 구단 중 단연 선두다. 리그 타율 선두 질주 중인 호세 페르난데스가 8월 타율 0.390로 최고조의 타격감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리드오프로 고정된 박건우(0.362), 하위타순의 박세혁(0.356), 중심타순의 오재일(0.348) 등 타순을 불문하고 방망이에 힘이 붙었다.
지난해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재환도 8월 타율 0.313에 12타점을 올리며 회복세를 띄었다. 다만 최근 김재환의 타격 능력이 두산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만큼 크지는 않아보인다. 8월 포함해 후반기에서 아직 홈런을 1개밖에 추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 점이 타박상 진단을 받은 김재환에게 두산이 열흘간의 휴식을 부여한 배경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김재환은 여전히 타선에서 가장 존재감있는 타자이기에, 실제 그의 공백이 타선에 아무련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 확답하기 어렵다. 팀의 가장 강한 타자를 피하려 상대 투수가 앞뒤 타자들을 승부하고, 그러면서 타자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우산 효과’도 존재한다. 삼성,한화 등 하위권 팀을 상대했던 지난주와 달리 SK, 키움에 ‘천적’으로 떠오른 KT까지 까다로운 팀들을 상대한다는 점도 두산 타선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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