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는 야구만 잘 하면 된다’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팬들이 있기에 프로야구가 있고, 프로야구 무대를 통해 돈을 버는 선수들은 자신이 팬들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간과해선 안된다.
치러지는 거의 모든 경기가 중계되고, 또 중계기술이 발달하면서 경기 중 내뱉는 언행과 하는 행동은 전파를 타고 팬들에게 전해진다. TV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매 경기가 실시간 생중계될뿐 아니라, 경기 후에도 짧은 영상 클립으로 남기에 경기장에서의 언행을 함부로 할 수 없다. 또 소셜미디어가 발달해 그라운드 밖이라도 팬들이 지켜볼 수 있는 공간이라면 부적절한 언행이 언제든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 프로야구 무대에 서는 선수들은 자신을 둘러싼 이런 상황이 억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는 눈이 적었던 과거에도 팬들이 있었기에 프로야구가 있었고, 그 무대에 서는 스타들도 팬들의 관심이 있기에 적잖은 연봉을 받고 뛸 수 있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런 면에서 최근 잇단 논란을 일으킨 키움 포수 박동원(29)의 모습은 아쉽다. 박동원은 8월들어 파문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3일 잠실 LG전 6회초 타격 도중 박동원이 크게 휘두른 방망이 끝에 LG 포수 이성우가 왼팔을 맞았다. 이성우는 고통을 호소한 뒤 유강남으로 교체됐다. 이성우뿐 아니라 KT 장성우가 올 시즌 박동원의 방망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고, 그외 여러 포수들이 방망이에 맞은 사실이 재발견되며 파문은 더욱 커졌다.
박동원의 스윙 논란에 불을 지핀 요인 중 하나는 8월초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의 언행이다. 지난 1일 잠실 LG전 5회초, 박동원은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비속어를 내뱉고 더그아웃 내 시설물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 이 일로 박동원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제재금 200만원 처분을 받기까지 했다.
박동원은 지난해에도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경기 후 밤늦은 시간 술을 마시고 성범죄 의혹까지 받아 지난해 5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동원이 받은 성폭행 혐의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박동원이 사건 당일 벌인 일들은 분명 적절한 처사는 아니었다. 그만큼 올 시즌 복귀한 박동원은 더 처신에 신중해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돌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박동원은 3할대 타율로 공백을 무색케하는 기록을 냈다. 주전급 포수들 중 그보다 타율이 뛰어난 건 양의지(NC) 정도를 빼면 없다. 그러나 빼어난 성적에도 따가운 시선은 돌이키지 못했다. 박동원 입장에서 데뷔 때 부터 일관되게 해 온 큰 스윙이 현 시점에서 문제로 비화되는 게 억울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논란은 스스로 자초하고 키운 측면도 있다. 불의의 피해자가 잇달아 생기는 상황에서 그의 스윙 고집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지난해 일으킨 큰 파문으로 언행에 신중함을 기해도 모자랄 상황에 욕설과 기물파손, 부상자를 발생시킨 스윙을 잇달아 했다는 것도 문제다. 그런 그를 팬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
박동원은 논란을 피하고자 최근 타석에 서는 위치를 전보다 투수쪽으로 옮겼다. 변화를 준 것은 다행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 다른 프로야구 선수들이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다면 박동원의 대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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