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18일 한화가 키움과의 고척 2연전을 모두 잡으리란 예상은 거의 없었다. 키움은 첫 경기에 시즌 10승을 눈앞에 둔 외인 투수 에릭 요키시를 예고한데다 제리 샌즈, 박병호 등이 최근 홈런포를 잇달아 추가해 홈런왕 경쟁 전면에 나선 터였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8일엔 대체 선발 송창현이 5이닝을 3실점으로 버텨냈고 8회 천금같은 결승점을 내 5-4 승리를 거뒀다. 17일에는 선발 임준섭이 2이닝만에 물러났으나 두번째 투수 신정락이 4.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사이 타선이 점수를 내 8-4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한화는 3연패를 당한 롯데를 제치고 15일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탈꼴찌 다툼은 ‘나비효과’도 일으켰다. 키움이 한화에 연패한 사이, 롯데를 상대로 연승한 두산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하위권의 한화가 갈길 바쁜 상위권 키움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상·하위권팀이 여느 해보다 뚜렷하게 갈린 올 시즌 들어 하위권팀이 상위권팀에 딴죽을 거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한화의 고춧가루가 당장 돌아오는 주 2·3위 다툼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한화는 키움을 상대로 최근 2연승을 거둬 상대전적을 6승7패로 만들었다. 2위 싸움을 하는 팀과 최하위권 팀 간 전적이라고 선뜻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팽팽하다. 한화는 두산과의 상대전적도 6승7패로 팽팽하다. 좌타자들이 주축인 두산 타선이 채드벨, 김범수 등 한화의 왼손 선발을 상대로 고전한 영향이 있었다.
한화는 두산·키움과 각각 3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이달말 연이어 두 팀과의 2연전을 치른다. 주말인 24~25일 대전에서 두산과 맞대결한 뒤, 하루 쉬고 27~28일 청주에서 키움과 대결한다. 시즌 최하위는 면하고픈 한화에게도, 2위 자리를 노리는 두산과 키움에게도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두산이 18일 2위 자리를 탈환하기는 했지만 0.5경기차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두산이든 키움이든 연승을 거둬 2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할 시점에서 한화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 순위 다툼이 어려워진다.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화가 열세에 놓여있다. 그러나 리그 팀타율 최하위(0.256)에 머물고 있는 한화가 지난 주간(13~18일) 타율을 0.295까지 끌어올린 점은 눈에 띈다. 김태균이 8월 들어 0.372로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김민하(0.393), 장진혁(0.321) 등 하위타선도 8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기존 선발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임준섭, 김이환 등 대체 선발들을 잇달아 투입하는 등 한화는 아직 선발진 안정화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익숙치 않은 얼굴들이 상대 타자들에게 주는 ‘낯가림’이 한화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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