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줄어든 도루’는 어느덧 KBO리그의 트렌드가 됐다. 팀과 선수들이 도루보다 장타력 향상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하고 도루를 줄여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립된 역대 최소 도루왕 기록(40개·삼성 박해민)이 올해 새로 쓰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돌아온 발야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5위 다툼을 비롯해 순위권 싸움이 뜨거워지면서 각 팀은 전반기에 비해 도루시도를 대폭 늘렸다.
올 시즌 전반기 총 441경기에서 10개 구단은 792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당 평균 1.80번의 시도를 한 셈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경기당 2.32회(65경기 151회)로 늘었다. 도루시도가 감소 추세였던 흐름과 다르다. 지난해 리그 총 720경기에서 1185차례의 도루가 시도돼 경기당 1.65회에 그쳤다. 2016시즌에도 경기당 도루 시도는 2.23회로 올 시즌 후반기보다 적었다.
실제 최근 경기에서 도루 시도가 꽤 늘어났다. 지난달 31일 대구 NC-삼성전에서는 양 팀 합쳐 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2번의 도루실패를 포함하면 9번을 시도했다. NC 나성범은 9회초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해 단독 도루로 2루를 훔친 뒤, 이어진 1·2루에서는 이상호와 함께 이중도루를 감행해 성공했다. 나성범은 도루로 팀의 선취점을 뽑기도 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시도했고, 상대 포수의 실책까지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덕분에 이어 나온 재비어 스크럭스가 2루 땅볼에 그쳤는데도 나성범은 홈을 밟았다.
이 경기에서 모든 도루가 득점과 이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접전 상황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도루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NC는 연장 10회초에도 이적생 이우성이 도루를 감행하기도 했다. 같은 날 광주에서 열린 롯데-KIA전에서는 도루가 많이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3회말 선두타자 KIA 이명기가 볼넷 이후 도루로 2루로 진루한 뒤 후속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선취점을 뽑아냈다. KIA는 이날 4-1로 승리하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29일 잠실 한화-두산전도 빠른 발에서 승부가 갈렸다. 5회말 양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서 두산은 이중도루로 결승점을 뽑았다. 2사 1·3루, 3번 오재원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주자 두 명이 동시에 스타트를 끊었고, 포수가 도루 저지를 위해 2루에 송구한 사이 3루주자가 홈으로 파고들어 결승점을 뽑았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오재원과의 승부에 한화 배터리가 집중한 틈을 타 발야구로 허를 찔렀다.
반면 한화는 발야구에 울고 웃었다. 5회초 선두타자 이동훈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김민하의 유격수 땅볼 때 미리 스타트를 끊은 덕에 2루에서 살았다. 이어 나온 최재훈의 3루 땅볼 때는 3루수가 1루로 송구한 사이 이동훈은 3루를 노렸고, 1루수의 악송구를 이끌어내 홈까지 밟았다. 반면 8회초, 1사 1루에서 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흔들 수도 있던 상황에서 하주석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타격은 흐름을 탄다. 잘맞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분명하다.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8월에는 방망이가 언제 터질지만 바라고 있을 수 없다. ‘슬럼프가 없다’는 발은 이 때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후반기 들어 1~2점 차 싸움이 더 늘어났다. 도루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팀이 한여름 순위싸움에 우위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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