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재훈. 고척 이석우 기자

 

SK 마무리 하재훈(29)의 무피홈런 행진은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에서 깨졌다.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1사 후 오재일에게 던진 3구째 슬라이더가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져 SK는 4-5로 패했다. 하재훈은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하면서 지난 4월3일 롯데전 이후 3개월4일만에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을 탓하지 않고 여전한 믿음을 보이며 칭찬을 이어갔다.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전에 앞서 염 감독은 “그날의 홈런은 포수와 더그아웃의 잘못”이라며 “슬라이더가 장타 위험성이 높은 공인데, 장타를 조심해야할 순간 슬라이더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더그아웃에서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그날의 홈런은, 재훈이가 투수가 돼가는 과정에서 큰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훈의 공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재훈이는 속구 외에 커브와 슬라이더도 다른 투수들에 비해 좋다. 회전수가 정말 많은 투수”라고 말했다.

하재훈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이전만 해도 야수로 뛸 것처럼 보였으나 SK 지명받은 뒤 투수로 변신해 대 성공을 거뒀다. 마무리투수로는 처음 뛰면서도 어느새 세이브 선두(21세이브)에 올라 있다. 염 감독은 “재훈이가 지금 당장 시즌을 끝낸다고 해도 그에겐 아쉬운게 없을 정도”라며 하재훈의 투수 변신 성공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전 경기에서 홈런을 맞고 다음 경기에서 흔들릴 정도의 멘털을 지닌 선수라면 마무리 투수도 시키지 않았다”며 “올해 남은 시즌은 재훈이가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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