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쉬 린드블럼(왼쪽)과 KIA 양현종. 이석우 기자

 

일주일간의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나고, 2019 KBO리그가 26일 재개된다. 휴식기가 가장 길었던 덕에 후반기 첫 경기부터 에이스들간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5일 예고한 후반기 첫 경기 선발투수들을 보면 각 팀 에이스들의 이름이 대부분 빠지지 않고 올라있다. 잠실 KIA-두산전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두 투수, 양현종(KIA)과 조쉬 린드블럼(두산)이 나란히 선발로 예고됐다. 1985년 이후 34년만에 ‘전반기 15승’ 위업을 달성하며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린드블럼과, 6월부터 평균자책 1.76,. 6승으로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은 양현종이 맞선다.

고척에서는 NC 드류 루친스키-키움 제이크 브리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두 투수 모두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반열 올랐다. 사직에서는 김광현(SK)과 브록 다익손(롯데)이 선발 맞대결을 준비한다. 전반기 일정을 일찍 마친 뒤 올스타전 선발로도 나선 김광현을 상대로, 롯데는 팀 선발 중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가장 낮은 다익손(1.29)을 냈다.

수원에서는 역시 올스타전 선발투수였던 타일러 윌슨(LG)이 윌리엄 쿠에바스(KT)를 맞상대한다. 전반기 라울 알칸타라가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으나, 쿠에바스도 KT 팀 내 다승 1위(8승)에 평균자책 1위(3.80)다. 대구에서는 장민재(한화)와 덱 맥과이어(삼성)가 대결한다. 맥과이어는 저스틴 헤일리가 짐을 싼 상태에서 팀 에이스 역할을 해야하는 투수다. 장민재 역시 올해 한화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다.

NC 드류 루친스키(왼쪽)와 키움 제이크 브리검. 이석우 기자

 

이렇듯 각 팀의 후반기 첫 경기에는 모두 에이스급 선수들이 배치됐다. 올해 처음 전·후반기 사이 올스타전 휴식기가 일주일까지 늘어났고, 올스타전을 치른 뒤에도 5일만에 경기를 치르게 돼 이같은 투수 기용이 가능했다.

김광현이나 장민재처럼 전반기 종료 전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윌슨이나 루친스키처럼 팀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자연스레 등판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적잖은 다른 팀들은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면서까지 에이스를 전진배치했다. 특히 양현종과 브리검의 경우에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지난 18일에 선발로 나섰다가 2경기 연속 선발등판하게 됐다. 17일 선발이었던 다익손과 쿠에바스 역시 한 경기를 건너 선발등판하는 경우다. 물론 일주일 이상 쉬었기에 부담은 없다.

26일 저녁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 예보가 있어 몇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일정이 미뤄지더라도 각 팀 별 후반기 첫 경기에 에이스들이 나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흥미로운 매치업도 많다. ‘특정 구장 최다 연승 기록’을 올해 다시 세운 린드블럼이 잠실 17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도 관심사다. 양현종도 올해 잠실 2경기에서 14이닝 1실점으로 강한 면모를 선보여 ‘명품 투수전’이 예상된다. 올 시즌 노히트노런 포함 시즌 3승을 한화를 상대로만 거둔 맥과이어가 ‘독수리 사냥꾼’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을지, 다익손이 친정 SK를 상대로 롯데 이적 후 첫 승을 거둬 감독·단장이 동반사퇴한 롯데에 희망을 안길 수 있을지도 볼만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