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연일 자신이 민주당의 ‘적통’임을 자처하거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야기를 꺼내는 등 ‘과거사’를 반복해 언급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마지막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탄핵을 막기 위해서 의장석을 지킨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가담해서 찬성표까지 던진 게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당시 사진 등을 공개하자 정 전 총리가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탄핵을 저지했던 경험을 밝히며 ‘적통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정 전 총리는 무기명으로 진행됐던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대해 “객관적으로 (찬·반 투표 여부) 확인이 쉽지 않겠지만 그럴 때는 차선책이 동원될 수 있다”면서도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만, 쓸데없는 공방으로만 치닫는다든지 근거 없는 네거티브로 발전한다든지 하는 것은 조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민주당 적통론’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당의 역사, 위기가 있을 때 항상 중심에 서 있었다. 당 대표를 세번 했는데 당이 아주 어려울 때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며 “특정인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자격지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선 후보 김두관 의원도 이날 자신이 ‘적통’임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통논쟁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데 진짜 원조 입장에서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 당 (대선 경선) 후보 중에서 영남에 출마해서 이겨 본 경험, 져 본 경험도 한 번도 없다. 유일하게 저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과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야당과 손잡고 노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의 주역”이라고 하며, 이 전 대표가 당신 탄핵소추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탄핵을 반대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막아서면서 반대표를 던졌다니까 정황상 잘 이해가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두 후보를 포함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적통’ 및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 문제가 떠오른 것은 당의 주류인 ‘친문’ 지지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려는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대선 주자들의 이런 논쟁이 경선 국면을 과거에 대한 논의에만 가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당 후보 모두가 상대의 과거를 트집잡으며 헐뜯는 사이 국민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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