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경선 후보 박주민 의원(49)은 지난 1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민주당에 대한 평가 중 ‘누구를 위한, 무엇을 하기 위한 정당인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가장 뼈아프다”며 “사회적 의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약해졌다. 실력이 부족해서 관료들이 그어놓은 한계를 못 넘었다”며 “당 차원에서 7~8개 의제를 정해 꾸준히 추진하도록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며 “법안을 반대하는 분들은 법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다. 전국을 돌면서 법안을 설명하다 보면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지 않아 ‘페이스메이커’로 출마한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2년 전부터 가졌던 생각과 철학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 의원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 왜 지금 민주당에 박주민 대표가 필요한가.

 

“우리 당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 정책도 생산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 당원 소통을 강화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 변화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지금이 그 변화가 필요한 시기 아닐까.”

 

-민주당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당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가장 뼈아프다. 당이 외연을 확장하는 게 필요하지만 지향하는 가치가 약해졌다.”

 

-대표가 되면 시도할 해결책은 무엇인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면 걸맞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당원 소통, 시민 소통, 당원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적 의제 7~8개를 정밀하고 구체적으로, 꾸준히 실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구성할 것이다.”

 

- 생각해 둔 사회적 의제가 있는가.

 

“가장 먼저 노동이 있다. 경제 부문에서 힘센 자와 약한 자의 균형도 맞춰야 한다. 교육 개혁, 권력기관 개혁, 환경·기후 위기 및 에너지 전환 등을 놓고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할 것이다. 우리가 여당일 때 실력이 부족해 관료들이 그어놓은 한계를 못 넘었는데 다시는 그러면 안 된다.”

 

-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국회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정밀성, 구체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어느 때는 안 하다가 어떤 때는 하고, 지속성이 떨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의도가 뭐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면이 있었다. 사회적 의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이유가 그것이다.”

 

- ‘임대차 3법’도 정밀성, 구체성에 문제가 있었다.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한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다. 약간 급하게 추진하고 시장 혼란 드린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 대표가 되면 차별금지법을 임기 내 처리할 것인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올해 정기국회 내 통과를 이야기한 바 있는데 이에 동의한다. 국회 입법 과정 중 하나인 공청회도 이뤄졌다. 지속적으로 입법을 논의해 정기국회 정도에 통과시키면 어떨까 구상하고 있다.”

 

- 당 안팎의 반대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가.

 

“법 제정에 반대해 저에게 문자를 보낸 수만 명에게 문자로 답하는 등 (법안을 알리는)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때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법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셨다. 전국을 순회하며 설명하는 자리를 갖다 보면 오해도 풀릴 것이다.”

 

- 예비경선 통과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당내 조직을 잘 만들지는 않았는데, 최근 여론조사(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 넥스트위크리서치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조사)에서 호남 지역 지지도가 이재명 의원(28.2%) 다음으로 높게(18.8%) 나왔다. 10%포인트 차도 나지 않았다. 호남 당원들이 개혁, 혁신을 이야기 많이 했다. 희망을 건다.”

 

- 이재명 의원의 당표 출마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아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한 명에만 지워선 안 된다는 말은 2년 전부터 했다. 제 생각과 철학을 이야기할 뿐이다. 2년 전 전당대회 때도 당시 이낙연 후보에게 (주위에서) ‘각을 세우라’고 했지만 제가 가진 비전만 이야기했다.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야기하는 게 당내 경선에서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제 이 의원 이야기는 그만하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 ”

 

-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성비위 대응에 문제를 지적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범죄나 성비위에 대해 엄격해야 하는 게 맞다. 그 취지에는 동의한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