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사즉생’의 정신으로 국민의 집단지성에 정치적 미래를 다 맡기겠다”며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열성 당원들의 지지, 선거 패배 책임론이라는 당내 공세, 사법 리스크라는 여러 변수를 동시에 안고 정치적 운명을 건 당권 도전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하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20대 대선 후보이자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이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많은 분들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대표 도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면서도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둔 듯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며 “시스템 공천 강화로 누구나 공정하게 평가받을 것이다. ‘계파공천’ ‘공천 학살’이라는 단어는 민주당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경제·민생 위기에 손 놓은 3무(무능, 무책임, 무기력) 정권”으로 규정한 뒤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당대표 당선 후 당내 변화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의원과 함께 이날 비이재명계 중진 설훈 의원도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구도도 윤곽이 잡혔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재선 의원 4명(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과 5선 설훈·3선 김민석 의원이 이 의원과 경쟁하게 됐다.

 

이 의원은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열성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여론을 유지하며 당권 도전에 유리한 위치에 섰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등 당내의 공격, 속도가 붙는 검·경의 수사라는 악재를 과제로 안았다. 이 의원은 당대표 도전에 대해 “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첫 후보 공식 일정으로 18일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을 찾아가 만날 예정이다. 이 의원 측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의원이 야당의 당대표 후보이자 야권 대선 주자로서 현재 노동·사회 갈등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해법을 모색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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