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에 점수 안 내주려고 미리 내 준 것 아닐까요.”
넥센 장정석 감독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둔 지난 17일 올스타전에 출전한 이보근에 대해 언급하다 이렇게 얘기했다. 홀드 1위(16개)로 전반기를 마친 이보근은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의 감격을 누렸지만, 6회말 나눔올스타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6안타를 맞고 5실점(4자책)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벤트 성격이 강한 올스타전에서의 실점보다는, 최근 이보근의 구위 저하가 장 감독에겐 더 큰 우려로 다가왔다. 전반기 막바지인 7월 중순까지 5번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던지는 동안 6점을 내줬다. 홀드도 2번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18.00.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1로 맞선 8회말 등판해 0.1이닝 동안 2루타만 연달아 3개 내주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장 감독은 “이보근을 여유있는 상황에 내보내면서 구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양현, 김동준, 오주원 등 최근 좋은 선수들로 필승조를 가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불펜진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은 숨기지 못했다. 전반기 내내 “우리 팀 투수들은 좋다”는 말을 버릇처럼 아끼지 않았지만, 후반기 첫 날 “불펜들의 역할이 크다. (마무리) 김상수 앞까지 투수들이 잘 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올 시즌 에스밀 로저스-제이크 브리검의 두 용병 투수들이 ‘원투펀치’로 제 몫을 해줬고, 최원태가 지난해 승수(11승)를 올해 전반기에 거두는 동안 평균자책점도 3점대(3.77)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한현희도 8승을 올려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았다. 로저스가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선발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었다.
불펜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무리 조상우가 두 달 만에 블론세이브를 5번 기록하더니 불미스러운 사건 탓에 1군에서 제외됐다. 김상수가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이보근과 함께 필승조 역할을 이어갔지만 평균자책점이 둘 다 4점대까지 올랐다. 지난달 1군에 합류한 사이드암 양현과 임시 선발에 필승조도 오간 우완 김동준 등으로 겨우 구색을 맞췄다. 18일 경기 전 기준 넥센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위(4.61)지만 불펜은 8위(5.24)에 머물러 있다.
장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의 총력전을 강조하며 “불펜들이 연투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불펜의 연투를 자제하던 장 감독이 “무리하지는 않겠지만, 3경기 연투가 필요한 날이 올 것”이라고 할 정도로, 넥센의 불펜 운용은 후반기 승부를 가를 열쇠가 됐다.
다만 지난 17일 경기에서는 가능성과 아쉬움을 함께 봤다. 2-5로 뒤진 6회초 2사 1루에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와 8회초 등판한 이보근은 각각 1.1이닝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기록했다. 넥센 타선이 좀 더 분발했으면 추격과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9회초 좌완 김성민이 볼넷 하나와 안타 3개를 내주며 4점을 헌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필승조 이보근의 회복 가능성, 유망주 이승호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본 넥센 벤치는 또다른 영건 김성민의 부진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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