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을 털고 LG 선발 라인업에 합류한다는 건, 그간 LG 타선을 지켜오던 다른 누군가가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가르시아가 선발 3루수로 나간다면 양석환이나 이천웅 중 둘 중 하나가 빠질 것”이란 구상을 오래 전부터 밝혔다.
그리고 17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고척 넥센전에서 가르시아가 5번·3루수로 석달만에 선발 라인업에 들자 류 감독은 라인업 카드에 이천웅의 이름을 적어냈다. 김현수가 그대로 1루를 맡고, 이천웅이 7번·좌익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류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이천웅은 결승타와 쐐기점을 포함해 홀로 3타점을 만들어내며 LG의 이날 9-3 승리와 팀의 올 시즌 넥센전 7연승을 이끌었다.
양 팀이 1회 2점씩을 주고 받은 뒤 맞은 LG의 2회초. 선두 6번 채은성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천웅이 넥센 선발 에릭 해커의 2구째를 중견수 앞으로 빠르게 구르는 안타로 만들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3-2가 됐다.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벌여 ‘엘넥라시코’라는 별칭이 붙은 두 팀의 대결. 넥센은 2회말 1사 만루를 만들어 바로 추격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역전까지 가능했던 기회에서 3번 김하성의 2루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돼 무위에 그쳤다. 3회말엔 투아웃 이후 볼넷과 안타로 1·2루 득점권 상황을 다시 만들었지만 8번 임병욱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무위에 그쳤다.
그리고 ‘위기 뒤의 기회’라는 오랜 야구 격언은 4회초 이천웅의 방망이에서 결실로 이어졌다. 선두 가르시아의 유격수 옆 깊은 땅볼이 내야안타가 됐고, 이어 채은성이 다시 2루타를 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천웅이 중견수 쪽으로 날린 타구는 희생 뜬공이 돼 3루 주자 가르시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4-2.
기대치 않던 장타도 터졌다. 6회초 1사 후 해커를 세번째로 만난 이천웅은 몸쪽 높이 들어온 초구 시속 135㎞ 커터를 빠르게 잡아당겼다. 타구는 직선을 그리며 고척돔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5-2. 올 시즌 세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노렸던 해커는 곧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앞선 두 번의 등판보다 긴 5.2이닝을 소화했지만 안타를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10개를 맞으며 5점을 내줬다.
이천웅은 8회초 네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이보근을 상대로도 2루수 옆 내야안타를 뽑아내 3타수 3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LG는 이천웅이 올린 3타점에 1회초 터진 박용택의 투런 홈런, 9회초 무사 만루에서 나온 가르시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승리를 챙겼다. 이천웅은 “타격 타이밍을 조금 앞으로 잡고 타격을 했는데 홈런이 돼 조금 놀랐다”며 “후반기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아 기쁘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매타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은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등 6이닝 7피안타 5사사구로 부진했지만 고비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2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7·8회 이어 던진 고우석과 진해수는 3점차 리드를 잘 지키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넥센은 2회 1사 만루 외에도 5회말 1사 1루에서의 2루수 직선타, 6회말 1사 3루에서 투수 앞 직선타가 모두 더블 플레이로 연결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9회말 2사에서 터진 김혜성의 솔로 홈런은 승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넥센은 잠실에서 당했던 올 시즌 LG전 6연패를 홈인 고척에서도 끊지 못하고 LG전 7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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