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회전교차로 차선변경 차만 노린 1020 보험사기 일당

원형교차로 또는 일반 도로의 차선을 넘어 진행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고의로 부딪치는 모습. 서울 성동경찰서 제공

회전교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노려 고의사고를 낸 뒤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등을 총 1억원 넘게 챙긴 동네 선·후배 3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해 5~10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17차례에 걸쳐 상대 운전자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등 총 1억1000만원을 받아낸 혐의(상습사기)로 방모씨(20)를 구속하고, 공범 3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씨는 고급 차량을 몰고 싶은 마음에 중고 체어맨 차량을 구입했지만, 수입이 적어 차값을 치르지 못하다 동네 선배를 통해 보험사기 수법을 알게 됐다. 방씨는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기에 가담할 경기 화성·수원시 일대 동네 선·후배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고의사고를 낼 장소를 물색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범행을 모의했다. 경기 수원역 앞 원형교차로 등에서 대기하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기다렸다가 끼어들어 부딪혔다. 피해자들은 고의로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찰에는 신고하지 못했다. 진로변경 도중 일어난 사고가 경찰에 접수되면 해당 운전자들이 벌점을 받고 면허정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씨 일당은 선·후배들 3~4명을 함께 차에 태워 사고를 냈고, 피해자에게는 “부상자가 많고 부상정도가 심할수록 벌점이 높아진다”고 알려 신고하지 않고 합의하도록 유도했다.

방씨 일당은 사고가 나면 즉시 병원에 입원하고 합의금 지금이 늦으면 보험사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며 “최근 보험 사기 수법이 점차 젊은 연령대에게도 알려져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