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9번타자’란 표현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9번 타자는 1·2번 상위타선과의 연결고리라지만, 가장 늦게, 적게 순번이 돌아오는 9번 자리에 타격감이 좋은 타자를 배치하는 건 벤치로선 망설여진다. 지난해 9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며 타격왕을 차지한 KIA 김선빈은 특이한 케이스에 속한다. 지난해 KIA는 김선빈 말고도 상위 타순에 들어설 강타자들이 많았다.
올 시즌 9번이 강한 팀은 SK다. 지난 10일 현재 9번 타순의 타율은 3할2푼9리. 2위 두산(0.270)과 격차가 꽤 큰 독보적인 1위다. 지난해 KIA의 9번 타순 타율 1위 기록(0.298)과 비교해도 높은 타율이다.
SK의 9번 타순에 섰던 타자들은 포수 이성우를 빼면 하나같이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았다. 개막 2차전부터 시즌 초반 9번에 주로 섰던 이재원은 3할3푼대의 타율과 4할이 넘는 출루율을 자랑하고 있다. SK에서 9번타자로 가장 많은 72타석에 나선 나주환은 최근 타격 부진을 겪고 있지만 4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0.404)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올 시즌 9번 타순에 56번 들어섰던 내야수 김성현은 올해도 수비보다 타격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득점권 타율은 나주환보다 더 높은 4할7리다.
타격 성적이 좋아지자 이들의 타순은 바뀌었다. 이재원은 제이미 로맥, 최정, 김동엽 등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SK의 클린업을 받치고 있다. 김성현은 최근 붙박이 7번·2루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주환은 7~9번 자리를 오가면서도 때에 따라 2번·6번 등 다양한 타순을 소화하고 있다.
빈 9번 자리는 이재원을 대신해 가끔 선발 포수로 나서는 이성우, 베테랑 김강민의 자리가 됐다. 김강민은 지난 6~8일 한화와의 문학 주말 3연전과 지난 10일 잠실 LG전 등 4경기 중 3경기에 9번·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3월말 1군에서 제외된 뒤 줄곧 퓨처스(2군)에서 지내다, SK의 타선이 침체하던 지난달 13일부터 1군에 합류했다.
3할대 타율, 두자릿수 홈런과 도루 등 4년 56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던 2010년대 중반의 폭발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퓨처스 38경기에서 3할6푼1리의 고타율에 6홈런·2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SK의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란 기대를 받고 1군에 합류했다. 공격력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지던 SK 외야의 빈 틈을 메워줬다.
그리고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 오랜만에 폭발했다.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2회초 첫 타석에서 LG 선발 임지섭을 상대로 터뜨린 3점 결승 홈런으로 팀의 대승을 안겼다.
김강민이 ‘강한 9번’의 역할을 이어준다면, 한 때 공동선두까지 올랐던 SK는 순위 싸움에 더 힘을 낼 수 있다. 김강민은 “팀이 중요한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 1경기라도 더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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