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고척 넥센전에서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은 5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시 선발투수로 전향해 6연승을 이어가던 이용찬이 당한 시즌 첫 패배였다. 시즌이 거듭되면 깨지게 마련이지만, ‘무패 투수’ 명단에서 이용찬은 제외됐다.
그러나 아직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무패 투수는 있다. 이용찬의 팀 동료 세스 후랭코프는 7일 경기 전 기준 다승 단독선두(8승)에 패배가 없다. 승률 100%다. 평균자책점 1위 헨리 소사(LG)나 탈삼진 1위 키버스 샘슨(한화)보다는 압도적인 맛은 떨어진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승수보다 적은 7개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아 6이닝을 못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후랭코프가 매경기 예측가능한 피칭으로 제 몫을 하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불펜과 끈끈한 타선의 힘으로 두산은 승리를 따냈다. 범타를 유도해 강한 두산 수비의 도움을 받는다. 후랭코프의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은 2할2푼8리로 규정이닝 투수들 중 가장 낮다.
불펜으로 눈을 돌리면 무패 투수들이 더 있다. 올 시즌 KBO리그 5월 최우수선수(MVP)이자 세이브 1위인 정우람(한화)을 비롯해 한화의 안영명-이태양이 올해 아직 패전이 없다. 팀 구원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위 KT(4.58)와 큰 차이로 1위(3.22)를 달리는 한화 불펜투수의 성적은 19승6패다. 최다승이자 최소패다.
조금 머쓱한 무패기록도 있다. 삼성 심창민은 올 시즌 4승무패 6세이브·평균자책점 2.94로 좋아보이지만 블론세이브도 3개 있다. 두산 김강률도 1승무패에 세이브가 6개지만 지난해 특급 마무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투수들은 한 번 이상의 패배를 맛봤지만, 그 중 유독 많이 진 투수들이 여럿 있다. 7일 경기 전 기준 최다패 투수는 5명. 한화의 외국인 좌완 제이슨 휠러와 NC의 이재학·구창모, 넥센의 최원태, 그리고 KT 고영표가 올 시즌 6패를 기록했다.
휠러를 빼면 각 팀과 팬들로부터 기대를 받는 젊은 투수들이다. 성적으로 드러난 많은 패배에는 그들에 대한 기대감,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최원태는 지난 6일 고척 두산전에서 3.2이닝 동안 6점을 내주며 무너졌지만, 지난 4월18일 고척 NC전 9이닝 1실점 완투패를 포함해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보다 존재감이 강해졌다. 고영표는 올 시즌 두번의 완투승을 거둔 유일한 투수다. 이재학의 성적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던 때에는 못미치지만, 최하위까지 떨어진 NC에서 묵묵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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