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두산 김재환, LG 김현수, SK 최정. 이석우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두산 김재환, LG 김현수, SK 최정. 이석우 기자

2015년부터 1군 10개 구단 체제가 갖춰져 팀당 144경기를 치르게 됐고, 그에 따라 홈런·타점 및 최다 안타 등 누적 타격 기록이 대거 물갈이되리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15년 넥센 박병호가 새로 쓴 한 시즌 타점(145개) 외엔 144경기 체제에서 시즌 최다 기록은 생각보다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초반부터 펑펑 터진 홈런과 시작된 올 시즌 KBO리그 타격부문 경쟁이 강타자들의 분전과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홈런과 타점, 최다 안타 부문 선두는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워 볼만한 페이스다.

10일 경기 전까지 홈런 부문은 SK 최정이 23개를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이 61경기를 치른 가운데 최정은 5월 잠시 멈췄던 홈런포를 6월 재가동하고 있다. 5월 월간 홈런수(5개)를 이미 6월 치른 8경기에서 채웠다. 아직 팀이 시즌 반환점에 다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최정은 이미 지난해 홈런(46개)의 절반을 기록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올 시즌 홈런은 54개 칠 수 있다. 2003년 이승엽이 세운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56개)을 경신할 수 있어보였던 4월의 페이스에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6월의 몰아치기가 계속되면 기록 도전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몰아치기로 두산 김재환도 방망이에 불을 당겼다. 순식간에 타점 공동선두(59개)에 올랐다. LG 김현수와 동률이지만 김현수보다 5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어깨를 나란히했다. 6월 7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9홈런·18타점을 몰아쳤다. 5월 한달 내내 올린 타점(19개)을 8경기만에 올렸다. 두산이 61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김재환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 시즌 139타점을 올릴 수 있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인 145타점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당시 140경기를 뛰며 경기당 1타점을 조금 넘게 쳤다. 5월 타격감이 잠시 가라앉았던 김재환이 남은 시즌 경기 당 1타점을 조금 넘게 기록할 수 있다면 불가능한 벽도 아니다.

홈런·타점에 비해 LG 김현수의 최다 안타 페이스는 가파르다. 팀이 치른 65경기에 모두 나와 김현수가 친 안타는 93개. 이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김현수의 올 시즌 안타는 206개가 된다. 넥센 서건창이 2014년 넘어섰던 한 시즌 200안타 벽을 다시 넘는 동시에 서건창의 기록(201개)도 다시 경신하게 된다. 당시 서건창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뛴다는 것도 강점이다. 김현수의 6월 타율은 10일 경기 전까지 2할6푼7리로 월간 타율 2위(0.412)였던 5월보다는 폭발력이 덜하다. 하지만 8경기에서 안타를 8개 치며 안타 생산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관건은 다가올 더운 여름에도 타자들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다. 여기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시즌 타격 기록 수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들은 8월 중순부터 열릴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꼽힐 확률이 높다. 대표팀에 뽑히면 남들보다 더 많은 경기를, 더 큰 중압감 속에 치르고 돌아와야 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