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팍한 노교수의 눈을 사로잡은 어린 제자의 재능. ‘최민식의 첫 넷플릭스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6부작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이 26일 공개됐다.
2006년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쓴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맨 끝줄 소년>은 국내에서는 연출가 고 김동현이 2015년 연극 무대에 올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발을 넓힌 배우 최민식이 다시 한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원작에서의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은 명문대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최민식)로 바뀌었다. 대학 강단에서 작문을 가르치는 그는 학생의 과제에 ‘쓰레기’라는 가혹한 평가를 거리낌없이 내리는 인물로 악명이 높다. 작가이지만 첫 소설의 후속작을 내지 못한 허문오는 대학 동기이자 유명 작가인 ‘김수훈’(허준호)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김수훈은 허문오가 학생 시절 좋아하던 대학 후배 ‘안은주’(김윤진)와 사귀고 결혼까지 한다.

수업마다 작문 과제를 내는 허문오의 눈에 공대생 ‘이강’(최현욱)의 글이 들어온다. 이강은 가만히, 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강의실 맨 끝줄에 앉는 학생이다. 부모가 없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대입까지 치른 그는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 ‘김세윤’(이진우)과 가까워지고, 세윤의 교내 코딩 대회 입상을 도운 뒤 세윤 부모의 눈에 들어 객식구가 된다. 마당을 둔 이층집에 사는 세윤과 그의 가족은 이강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강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매 수업 작문 과제 때마다 연재하듯 쓴다.
허문오는 이강의 글에 반해 별도의 수업을 제안한다. 수업이 거듭될수록 이강은 세윤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글과 말로 전하고, 허문오는 선을 넘는 제자의 행동을 꾸짖는다. 급기야 이강이 세윤 아버지의 불륜 현장을 포착했다며 자신을 늦은 밤 불러내기까지 하자, 허문오는 “수업은 끝났다”며 화를 낸다.
하지만 그 말을 뱉은 직후, 허문오는 세윤의 아버지가 다름 아닌 자신이 미워하던 김수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강이 훔쳐본 세윤 가족의 사생활을 “천박한 가십거리”로 치부하던 그의 눈빛과 태도가, 그 순간 돌변한다.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작가의 태도나 취재 윤리를 강조하던 허문오는 이후 이강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흥분하고, 때로는 자신의 가르침을 뒤집으며 ‘남이 본 것을 네가 본 것처럼 쓰라’고까지 한다.
사실 허문오 역시 학창 시절에는 이강처럼 숫기 없이 주위를 관조하던 ‘맨 끝줄 소년’이었음이 드러나며 시청자는 둘의 관계에 동질감을 느끼고 극에 집중하게 된다. 최민식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흥분하고 절망하며, 때로는 웃다가 분노하는 허문오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냈다. 어리숙한 듯하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허문오의 감정을 주무르는 배우 최현욱의 연기도 이에 밀리지 않는다. 둘의 연기를 보며 인간의 욕망과 그에 대한 집착을 생각하게 된다.
이전 작품에서 인물의 얼굴을 자주 클로즈업해 온 김규태 감독은 이번에도 두 주인공의 표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다. 예상하기 어렵지 않은 극의 전말은 마지막 6화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공대생 이강이 왜 허문오의 수업을 찾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전개가 지루하지는 않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다 전개의 시리즈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민식은 지난 24일 제작발표회에서 “문학적 향기가 나는 작품이 그리웠다. 요즘 트렌드인 작품과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신선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개 직후 반응은 다소 잔잔한 편이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한 27일 넷플릭스 TV 쇼 전 세계 시청 순위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했고, 한국 순위에서는 <참교육>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문화는 이렇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6월22일]‘하남자 중 상남자’ 차세계 연기한 허남준 “찌질한 모습도 재밌었죠” (0) | 2026.06.29 |
|---|---|
| [6월21일]‘사이다 응징’ 대리만족에 46개국 1위 등극 ‘참교육’···“도파민 그 자체” “위험한 해결책” 두 얼굴 (0) | 2026.06.29 |
| [6월20일][오마주]‘미이라’의 그 남자가 나의 가족이 된다면? (0) | 2026.06.29 |
| [6월18일][책과 삶]동독, 가장 철저했던 감시국가의 초상 (0) | 2026.06.29 |
| [6월10일]스필버그, ‘이티’ 이후 반세기 만에 던진 질문···“우린 진실을 알아야 한다” (0) | 2026.06.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