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25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콜롬비아전에서 슈팅 한 뒤 수비수들 사이에서 넘어지고 있다. 카잔 | 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25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콜롬비아전에서 슈팅 한 뒤 수비수들 사이에서 넘어지고 있다. 카잔 | 로이터연합뉴스

첫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다짐했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눈물을 머금고 짐을 싸게 됐다.

폴란드는 25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3으로 크게 졌다.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폴란드는 2연패를 당하며 H조 4팀 중 가장 먼저 16강행이 좌절됐다. 폴란드는 최종 일본전을 이겨도, 일본과 세네갈의 승점 4점을 넘지 못하게 된다.

폴란드는 유럽 팀들 중에서도, 톱 시드를 배정받은 8개 팀 중에서도 가장 먼저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유럽 예선에서 16골을 몰아 넣으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랐던 레반도프스키 역시 ‘큰 국가대행전에서 약하다’는 오점 아닌 오점을 씻지 못하게 됐다. 팀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의욕적으로 나섰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레반도프스키는 본 포지션인 최전방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중원까지 내려오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반대로 말하면, 폴란드가 레반도프스키에게 위력적인 패스를 전해주지 못했다. 드물게 주어진 기회에서는 콜롬비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날)에게 막혔다. 후반 초반에는 수비진영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페널티 지역에서 한 발로 트래핑 해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맞았지만, 미리 앞으로 달려나온 오스피나가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았다. 0-3으로 뒤진 후반 40분쯤에는 레반도프스키가 직접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는 오스피나가 높이 점프해 공을 크로스바 위로 쳐냈다.

결국 레반도프스키는 팀이 치른 두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말았다. 유로 2016에서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레반도프스키는 예선 10경기에서 13골을 몰아넣고서도, 조별리그와 16강에서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8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선 부진을 털어내는 듯했지만 팀은 승부차기 끝에 패해 빛이 바랬다.

당시에도 집중견제 속에 중원까지 내려와 볼을 따내며 공격을 풀어가려고 했지만, 동료들이 이를 받치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세네갈전과 콜롬비아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네갈전에서 슈팅 2개에 그쳤던 레반도프스키는 콜롬비아전에서는 팀의 슈팅 9개 중 절반이 넘는 5개를 직접 해냈지만, 2개뿐이던 유효슈팅도 모두 골키퍼의 호수비에 걸려버렸다. 결국 스스로의 활약과 명예회복도, 폴란드의 32년만의 16강 진출도 모두 물거품이 됐다. 남은 일본전에서 득점한다 해도 상처를 쉽게 씻어내긴 어렵게 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