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3일][월드컵]무사 2골…'슈퍼 독수리' 빙벽 위를 날다

나이지리아의 아메드 무사가 23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아이슬란드전 후반 30분 팀의 두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 AP연합뉴스

슈퍼 독수리가 빠른 날개짓으로 빙벽을 넘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했던 나이지리아가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나이지리아는 23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후반 연달아 터진 아메드 무사(CSKA 모스크바)의 두 골에 힘입어 아이슬란드를 2-0으로 꺾었다.

경기 전만 해도 사상 첫 월드컵 경기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1-1로 꺾은 아이슬란드의 기세가 나이지리아보다는 드높았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첫 경기에서 크로아티아에 0-2로 패해 2차전의 부담감이 더 컸다.

전반전까지도 흐름은 같았다. 나이지리아는 점유율을 60%까지 높이고도 단 한 번도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6개의 슈팅 중 2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다. 단단한 수비벽을 바탕으로 한 역습이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4분만에 무사가 순식간에 흐름을 바꿨다. 아이슬란드의 강점이던 역습이 나이지리아의 무기가 됐다. 중앙선 부근부터 공을 잡은 빅터 모지스(첼시)가 페널티 지역까지 빠르게 공을 몰고 나갔다. 골대 정면을 향하던 무사가 껑충 뛰어 모지스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트래핑했다. 발을 맞고 살짝 튄 공을, 무사가 채 땅에 닿기도 전에 발리슛을 연결했다. 공은 강하게 골망을 갈랐다.

기다리던 첫 골과 함께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강호의 모습을 되찾았다. 후반전은 나이지리아가 주도했다. 빠른 발로 아이슬란드 수비진을 휘저었고, 날카로운 슈팅도 여럿 나왔다.

그리고 무사가 아이슬란드의 반격 의지를 꺾었다. 후반 30분, 드리블로 직접 페널티 지역 왼쪽까지 파고들었다. 아이슬란드 수비수가 무사를 제대로 따라붙지 못했다. 그리고 맞이한 골키퍼 한네스 할도르손(라네르스)와의 1대1 상황에서, 무사는 빠르게 할도르손을 제쳤다. 이제 골문 앞에 홀로 선 무사는, 골대 앞에 선 수비 2명이 미처 막지 못한 골대 오른쪽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승점과 득실차까지 따지는 조별리그에서, 아이슬란드는 한 골이라도 더 만회해야 했다. 그리고 후반 35분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따냈다. 그러나 중앙 미드필더 길비 시귀르드손(에버턴)이 공을 골문 밖으로 차 기회를 놓쳤다. 부상에 VAR 판독 탓에 후반 추가시간이 6분까지 주어졌지만, 아이슬란드는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나이지리아는 1패 후 1승으로 승점 3점째를 기록하며 크로아티아(6점)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아이슬란드는 아르헨티나전 무승부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득실차에 앞선 조 3위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1무1패·승점 1점에 골득실차(-3)가 아이슬란드(-2)에 뒤져 조 최하위가 됐다. 27일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16강은 물거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