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결혼한 커플 같네요. 이제 좀 떨어질 때도 됐는데 말이죠.”
아이슬란드의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23일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나이지리아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이슬란드 입장에서 떨어지고픈 상대자는, 다름아닌 크로아티아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유럽예선 I조에서 1위를 거둬 본선 무대에 올랐다. 7승1무2패·승점 22점을 거뒀다. 두번의 패배 중 한번은 핀란드, 다른 한 번은 크로아티아에 당했다. 크로아티아와는 조별 예선에서도 맞상대한 적이 있는 것이다. 앞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지역 예선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했다. 그 때는 크로아티아에 1무1패로 밀려 첫 월드컵 진출을 4년 미뤄야 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선 조 2위에 머물렀고, 결국 그리스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본선 조별리그 D조에 함께 속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 크로아티아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까지 연거푸 꺾고 2승·승점 6점으로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첫 진출이긴 하지만, 유로 2016 8강에 이어 월드컵 예선도 좋은 성적을 거둬 선전이 기대됐다. 아르헨티나와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경기도 1-1 무승부를 거둬 16강행이 밝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나이지리아 아메드 무사(CSKA 모스크바)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길비 시귀르드손(에버턴)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끝에 0-2로 패하고 말았다.
아이슬란드는 승점 1점으로 조 3위가 됐다. 2위 나이지리아가 승점 3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16강에 진출하려면 오는 27일 로스포트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무조건 크로아티아에게 승리를 거두고 승점 4점이 돼야 한다. 무승부로는 나이지리아도 앞지를 수 없다. 크로아티아전 승리를 해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레나에서 동시에 열리는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나이지리아가 이기면 아이슬란드의 탈락은 확정된다. 두 팀이 비기면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가 이기면 아르헨티나와 승점이 동률이 되므로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하들그림손 감독은 “우리는 월드컵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고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여전히 16강 진출을 다투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크로아티아는 지난 두 경기에서 매우,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는 크로아티아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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