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가 임박한 20일 서병수 부산시장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시장은 가덕도에 신공항이 유치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며 시장직을 건 상태다.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범시민 궐기대회에서는 시민단체와 지역기업 대표 5명이 삭발했다.
반면 대구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는 강주열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대정부 건의문’을 내고 “남부권 신공항 입지 선정은 정부가 약속한 대로 공명정대한 용역을 통해 6월 중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은 ADPi(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날 입국해 발표를 앞두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신공항 발표를 둘러싼 영남 지역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청와대나 정부는 갈등을 조율할 의지도 능력도 상실했다. 지난 17일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는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여파로 취소됐다. 정치갈등을 이유로 국정의 주요 현안을 팽개친 셈이지만 청와대는 아무 언급도 없다. 갈등 조정역의 부재로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를 연상케 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남권 신공항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회의론이 다시 일고 있다. 국고 수조원이 투입될 사업이 정치논리에 좌우되면서 경제성에 대한 평가가 외면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 목소리도 높다. 정부는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590만여명)가 연 최대치(540만명)를 넘어선 것을 신공항 조성 논리로 내세우지만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 4800만여명으로 적정 인원보다 400만명 이상 많았지만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위를 유지했다”며 “이용객 50만명 초과를 신공항 건설의 이유로 보기엔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영남권 신공항이 인천공항에 이어 ‘국내 제2허브공항’이 될 수 있을지 의문도 나온다. 인천과 영남 지역 간 거리가 400㎞ 정도에 불과해 외국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을 새로 취항할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자치단체들이 건설 이후 공항 운영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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