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작업실을 차려 다른 외국인들의 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위조 카드를 만든 뒤 현금 수천만원을 인출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금괴를 구매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인들의 체크카드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위조하고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ㄱ(29) 등 대만인·중국인 3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온라인메신저에 ‘한국에 무료 여행갈 사람 모집’ ‘물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 모집’ 등 대만인 총책이 모집한 광고를 보고 범죄에 가담했다. 지난 4월말부터 국내 한 게스트하우스를 장기임대했다. 이곳에 노트북, 카드 리더·라이터기, 카드 양각기, 카드번호가 새겨지지 않은 공(空)카드 수백장 등 카드 위조에 필요한 장비를 들여 작업실로 썼다.
이들은 입수한 외국인들의 체크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 체크카드 미국 신용카드 등 위조 카드를 총 110장 만들었다. 위조 카드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가서 현금 총 2200만원을 인출하는 한편, 백화점에서 36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금은방에서 3200만원 이상의 금괴를 구매했다.
경찰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작업실을 차리고 다른 외국인의 카드를 위조해 부정사용하다 검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루마니아인들이 국내 ATM에 몰래카메라 등을 설치해 한국인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현금을 빼낸 사례는 존재했다. 또 금괴 등 고가의 물품만 구매하던 기존 수법과 달리 담배 2~3보루 등 현금화가 비교적 쉬운 저가 물품도 사들인 점도 달랐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태국 등에서 발생하던 위조카드 현금인출 범죄가 국내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붙잡힌 일당에게 범죄를 지시했던 총책 등 공범 2명의 행방을 쫓는 한편 이들이 입수한 외국인 체크카드 정보의 출처도 파악중이다. 경찰은 해킹으로 유출된 체크카드 정보를 총책이 사들였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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