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법안’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공격하는 데도 사용하고 있다. 입법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민생 정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이 대표와 국민의힘에게 ‘기득권’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읽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도 신중론…이준석 대표님, 민생을 위한 정치는 언제 시작됩니까”라고 글을 썼다. 대선에 출마한 이광재 의원도 SNS에 “당대표 자리에서 각 사안을 무겁게 임하셔야 된다는 점 이해하지만, 이번 기회에 (법안을) 검토해보고 납득할 만한 검토 결과를 떳떳하게 내놓으라”고 썼다. 이 대표가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법안에 대해) 찬반을 언급하기보다는 숙성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을 기하고 있다” “의료행위에 의사들이 소극적으로 임할 우려가 있다”며 해당 법안에 대한 찬반 답변을 피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 외에도 민주당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CCTV 설치법에 대해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하자, 윤호중 원내대표가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의도 어법으로는 반대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며 공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강병원 최고위원과 노웅래 의원, 수술실 CCTV 설치법(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남국 의원, 경기도의료원에 이미 수술실 CCTV를 설치한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15~16일에 걸쳐 SNS를 통한 공세에 가담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 앞 수술실 CCTV 설치법 통과를 촉구하는 의료사고 피해자 유가족의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는 CCTV 설치법에 대한 여론이 높다는 데서 비릇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찬성 응답률은 80.1%에 이르렀다. 수술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분쟁에 대응할 증거를 확보하고, 대리수술을 막기 위해서는 수술실 CCTV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의료계는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느냐”며 반대하고 있고 이 대표는 “CCTV 설치를 반대하면 ‘악’이냐”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이 논리를 계속 옹호한다면 ‘기득권 수호’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차별화를 통해 민생·개혁 성과를 더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을 단독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는 이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20일]수술실 CCTV법 ‘공세’ 민주당, 차별금지법 ‘살살’ 왜 (0) | 2021.06.26 |
---|---|
[6월17일]송영길 “보수 새 희망” 이준석 “배울 점 많은 선배”…협치 공감 (0) | 2021.06.19 |
[6월17일]윤호중 “여야정 상설협의체로 민생 빅텐트…2차 추경 논의 착수” (0) | 2021.06.19 |
[6월16일]젊은 파격이냐, 안정이냐…여 대선기획단 막판 고심 (0) | 2021.06.19 |
[6월15일]세 과시하는 이재명, 경선 임박해도 연기론·개헌론에 선 그어 (0) | 2021.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