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대표로 첫 만남
22살 차이가 나는 여야 대표가 17일 처음 마주 앉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36)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58)를 취임 인사차 방문한 자리였다. “보수의 새 희망” “배울 점 많은 정치 선배” 등 덕담이 오갔다. 두 대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만났다. 각자의 당 상징색인 파란색·붉은색 넥타이를 맨 두 대표는 상대를 향해 웃으며 90도로 인사했다.
“22살 차이는 삼촌뻘” 농담에 서로 덕담 건네며 ‘화기애애’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개 논의…실무단 등 구체적 발언도
두 대표는 서로에 대한 덕담부터 건넸다. 송 대표는 “경선 중 광주에서 한 5·18 관련 말씀이나 대구에서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 이야기를 정리한 걸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며 “대한민국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님이 선출된 후 걸어오신, 개혁적이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말씀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배울 점도 많은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정치적 경험이나 경륜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22살 연하인 이 대표와의 접점을 찾으려는 듯 택시를 몰았던 ‘공통분모’를 언급했다. 송 대표가 ‘아버지뻘이라는 점은 오보이며, 삼촌뻘이다’라는 농담을 건넸다고도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회동 후 전했다. 이 대표가 “밥을 사며 모시겠다”고 하자 송 대표가 “정치권에서는 현역(의원)이 사는 것”이라며 서로 웃기도 했다.
두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송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며 “야당의 날카로운 비판이 국정의 부족함을 메우는 기능을 하기에 같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대한 여야 간 협치모델을 잘 구축하는 데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여·야·정 협의체는 2018년 11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뒤 2년 반 넘게 열리지 않았다. 고 수석대변인은 “상설협의체 운영을 위한 실무협의단을 정하자는 요구가 있었다”며 “우선 양당 정책위의장을 창구로 문제를 다뤄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두 대표는 허심탄회하게 물밑 대화를 하는 자리를 갖고 TV토론도 여는 등 양당 대표 간 접점을 늘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이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지 못하게 한 국회법 조항을 개정하자는 이야기도 나눴다. 고 수석대변인은 “무명의 원외 당협·지역위원장들, 무명의 정치인들이 정치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도록,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유사 선거사무소로 간주하는 선거법 내용을 개정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승민·박순봉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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