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히어로즈의 투수 조장을 맡았던 김상수(31)는 올해 팀 전체를 아우르는 주장직을 처음 맡게 됐다. 올 시즌 10개 구단 주장 중 유일한 투수이기도 하다. 야수들에 비해 투수들은 보직별로 경기 준비 과정이 뚜렷하고 예민하다. 때문에 팀 전체 주장은 야수중에서 뽑고, 투수 조장을 따로 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올해 키움의 선택은 달랐다.
김상수는 투수 조장 때도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건네기로 유명했다. 본인은 ‘잔소리’로 뭉뚱그려 표현할 때가 많은데, 보통은 루틴과 체력관리, 전력분석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다른 팀 마무리나 셋업맨들에 비해 성적이 특출나지는 않지만, 김상수는 자신의 습관을 바꿔 ‘눈에 띄지 않는 투수’에서 필승조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키움 구단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김상수의 그런 리더십을 믿었다. 김상수는 잘 해내고 있을까. 최근 창원 원정 도중 만난 김상수는 “조언을 예전만큼 하지는 못한다. 예의 없어 보이는 행동, 선수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이 조금씩 눈에 보이면 지적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상수가 주장 자리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크게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1대1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도 야구에 대한 조언을 잘 나누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김상수는 “선배들도 주장의 말을 잘 들어주고, 팀의 중간급 되는 후배들도 주장의 뜻을 잘 전달해주고 있다”며 선후배들의 도움 속에 주장 역할을 무사히 해내고 있다고 했다. 투수들 중에서는 부상으로 빠지기 전의 조상우와 필승조 한현희가 주장과 선수들간의 가교 역할을 해 주고 있고, 야수조에는 지난해까지 주장을 역임한 서건창과 김하성 등이 주장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팀의 근간을 이루는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이 쌓인 것 역시 팀에게도, 주장 김상수에게도 힘이 된다. 김상수는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님이 ‘볼넷을 줄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올 시즌 선수들이 실천에 잘 옮기고 있는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투수들에게도 세세하게 조언하기보다는 ‘(최)원태를 본받아서 하라’고 한다. 최원태는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김상수가 자주 조언을 건네던 어린 투수였다. 최원태가 든든한 토종 우완 선발로 성장해 본보기가 된 덕에 김상수도 조금은 선배로 느끼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제 김상수는 자신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기고 있다. 김상수는 15일 현재 홀드 1위(16홀드)를 기록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피안타율(0.276) 등 불안감을 노출할 때도 있다. 김상수는 “조상우의 부상은 주장으로 마음아픈 일이다. 내가 상우 앞에서 더 잘던지지 못해 상우에게 짐을 안겼고, 상우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돼 부상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김상수는 조상우가 비운 마무리 자리를 대신하지는 않게 됐지만, 6~8회 접전 상황을 막아야 하는 김상수의 책임은 여전히 막중하다. 김상수는 “이제는 바뀐 공인구나 다른 외부 요인을 탓할 때는 지났다. 여전히 제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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