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과 민주당 내부서도‘2차 가해 우려’ 비판 쏟아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14일 성폭력 사건으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면회하려다 연기했다. 정의당 등 정치권에서 비판이 일자 취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을 위해 ‘친노’ 이미지를 부각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교도소를 찾아가 안 전 지사를 면회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안 간다”며 “최근 교황청 장관이 되신 유흥식 주교님을 만났는데 ‘친구이니 안 전 지사를 만나고 와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해 (면회를) 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과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리던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성폭행죄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 의원은 안 전 지사의 대법원 판결 이후 “혼자 견뎌야 할 시간”이라며 만남을 자제해 왔다.
안 전 지사 면회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원조 친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아직까지 안희정을 언급하는 민주당 ‘86세대’를 보며, 그들이 서 있는 곳은 기성세대 상사의 위치일 뿐 그들로부터 갑질과 성폭력을 당하는 청년의 위치는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고 논평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SBS에 나와 “대권 후보로서도,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도 피해자분에게 굉장히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보”라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의원을 두둔하는 분위기도 나왔다. 한 친문계 의원은 통화에서 “친구로서 면회도 못 가냐”고 반박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면회를 취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의원은 향후 적당한 시기에 안 전 지사와 비공개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예약을 해야 하는데 실무 착오로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것뿐”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윤승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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