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들이 ‘명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5월까지만해도 흔들리던 재계약 외국인 투수들이 다시 에이스급 활약을 보이고 있다. 새 얼굴들이 점령했던 각종 투구순위 지표에도 다시 이름을 새기며 에이스의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KT의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9일 수원 넥센전에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 통산 1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것보다 최근 3경기 연이은 호투로 모두 승리를 따낸 게 더 고무적이다. 니퍼트는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생긴 어깨 통증 탓에 시즌 출발이 늦었고, 지난 4월 합류한 뒤에도 두산에서 보였던 에이스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한 달만에 승리를 따낸 뒤 이어 7이닝 2실점-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거듭했다.
시즌 초반 기복을 보였던 KIA 헥터 노에시도 안정을 되찾았다.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을 포함해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광주 SK전 9이닝 1실점 완투승 이후로 지난해 20승 투수의 면모가 살아났다. 불펜이 불안한 KIA의 현 상황에서 7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할 수 있는 헥터의 부활은 큰 힘이 됐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3.83)까지 끌어내렸고, 시즌 7승으로 11일 현재 다승 공동 5위에 오르며 다승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5월 중순까지 잠시 흔들리는 듯 했던 넥센의 제이크 브리검은 에스밀 로저스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넥센 마운드의 에이스 자리를 물려 받았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연패했을뿐, 6월 2경기에서 8이닝 3실점(1일 잠실 LG전)-7이닝 3실점(7일 고척 두산전)으로 꾸준했다. 시즌 2승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11일 현재 투구이닝 4위(83.2이닝), 탈삼진 8위(72개), 평균자책점 8위(3.66)로 그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다.
신입 외국인 투수 펠렉스 듀브론트 만큼이나 예상 밖의 부진으로, 롯데의 골치를 썩였던 브룩스 레일리도 예년처럼 평균치 이상의 모습을 되찾았다. 5월 5점대까지 올랐던 평균자책점도 4.04까지 내렸다. 지난 3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여기에 어깨 통증으로 5월을 거의 쉬었던 라이언 피어밴드(KT)도 부상 복귀 후 2경기에서 6이닝 4실점(3자책)-6.2이닝 1실점으로 4월 중순부터 이어졌던 부진을 씻어냈다.
헨리 소사(LG) 정도를 제외하면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들이 힘겨루기에서는 한국무대 유경험자보다 새 얼굴들이 돋보였다. KBO리그 첫 시즌을 보내는 NC 왕웨이중, SK 앙헬 산체스 등이 부각됐다. 그러나 이제 한국 무대를 경험했던 외국인들이 제 모습을 되찾으면서, 각종 투수 개인 타이틀 레이스와 각 팀의 순위 싸움도 새 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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