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주환. 이석우 기자

 

“앞·뒤가 좋아졌더니, 이번엔 옆을 신경쓰라는 계시인가 싶었어요.”

지난해 26홈런·108타점 타자로 한 단계 성장한 최주환(31·두산)은 바뀐 해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허리를 이용한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지난 4월7일 겨우 1군에 복귀해 시즌 첫 경기를 치렀으나, 통증이 재발해 나흘 뒤 다시 2군으로 향했다.

5월 말에 다시 1군에 합류한 최주환은 “이제 통증은 전혀 없다. 예전의 타격 메커니즘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코어 운동으로 몸통 앞·뒤를 단련했는데, 이제는 옆구리에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주환이 지난해 달라진 성적을 낸 비결로 강해진 허리 회전력과 과감해진 스윙이 꼽혔다. 그덕에 매년 10홈런도 못 치던 최주환이 중심타순에 들어가는 장타자로 거듭났는데, 최주환은 “시즌을 치르다보니 옆구리에 과부하가 걸린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최주환은 허리 회전을 통한 강력한 스윙을 앞으로 유지하기 위해 옆구리 근육 강화에도 신경을 쓸 참이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최주환은 적잖은 부담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최주환이 복귀와 동시에 맞은 두산의 상황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SK와 2게임차 2위로 선두 탈환을 노려볼 수 있지만, 타선의 위력은 조금 떨어졌다. 지난해 유일한 3할 팀 타율(0.309)로 팀 득점 1위(944점)에 올랐던 두산은 올 시즌 10일 현재 팀 타율 3위(0.273), 득점 2위(332점)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타격 지표가 상위권이지만 팀 장타율 순위가 지난해 1위(0.486)에서 올해 4위(0.398)로 뚜렷하게 떨어진 건 아쉽다.

최주환의 수비 부담도 늘어났다. 지난해 주전 2루수 오재원이 올 시즌 타율 0.149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이는 등 내야진들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최주환이 2루수로 나설 일도 많아졌다. 지난해 590타석 중 2루수를 보면서는 64타석 들어서는 데 그쳤던 최주환은 올해 48타석 중 지명타자로 26타석, 2루수로 17타석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최주환은 언제나 그랬듯 “소신껏, 주어진 상황에 맞게 플레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주환은 “언제나 조금 더 잘해보려고 하면 성적이 나빴다. 욕심을 부리는 게 독이 됐다”며 “부담감을 내려놓고, 내가 준비한대로 플레이하면 좋은 나오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 다짐이 아직까진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주환은 복귀 후 3번·5번 타순에 주로 배치돼 13경기에서 39타수 12안타(타율 0.308)를 치며 지난해 위력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