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 우승팀 KIA는 올 시즌 묘한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강팀을 상대로는 잘 싸우고도 약팀에 고전하면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오지 못한다.
지난달 31일 현재 27승27패·5할 승률로 순위표 중간(5위)에 머물고 있는 KIA는 상위팀에 선전한 반면 하위팀에는 예상 외로 고전했다.
KIA는 시즌 내내 선두를 거의 놓지 않은 두산과 올 시즌 3승3패 호각세를 이뤘다. 3위 SK를 상대로는 4승1패로 크게 앞서있다. 4위 LG에게도 4승2패로 앞서 있다. 반면 하위팀을 상대로는 재미를 못봤다. 최하위 NC에 4승2패로 앞선 게 눈에 띄는 정도다. 8위 삼성에는 겨우 1승 더 거뒀을 뿐(3승2패)이고, 9위 롯데에 1승3패, 7위 KT에 3승5패로 뒤져 있다.
재밌는 것은 한화와의 관계다. KIA는 올 시즌 4월에만 한화와 5경기를 치러 모두 졌다. 현재 돌풍 속에 2위까지 오른 한화는 공교롭게 KIA와 만났을 때 중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4월10~12일 대전 3연전 직전 7위였던 한화는 KIA와의 맞대결을 모두 휩쓸며 4위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3위까지 올랐던 한화는 5연패 내리막을 타며 7위까지 떨어졌다가 4월25·26일 KIA를 만나 연승해 회생했다. 한화는 고비 때마다 KIA를 발판삼아 상위권 도약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KIA는 최근 풍파를 겪는 넥센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넥센은 지난달 29·30일 KIA를 모두 이겨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KIA는 3연전 중 마지막 경기를 겨우 이겨 넥센과의 상대전적을 5승4패로 만들었다. KIA는 두 경기 모두 초·중반 상대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는 지독한 투·타 불균형을 겪었다. 솔로 홈런 2개로 역전을 허용하더니 6회초 볼넷과 안타 3개를 연거푸 내주며 마운드가 일찍 무너졌다. 반면 타선은 10안타·5사사구를 얻고도 한 점밖에 뽑지 못했다. 좋지 않은 분위기의 상대 팀에 반등의 계기를 제공한 셈이 됐다.
이런 도깨비팀 같은 행보가 KIA로선 고민이다. 상대방에게 패배를 선물하듯 주고픈 팀은 없다. 144경기를 모두 이길 수는 없지만, 이길 수 있는 경기와 져도 될 경기를 가늠할 수 있으면 긴 시즌을 끌고 나가기가 쉬워진다. 반대로 예상 밖의 패배가 거듭되면 계산이 꼬이게 된다.
KIA는 지난해보다 약해진 전력 탓에 매 경기 결과도 예상하기 힘들다. 지난해도 불펜은 선발에 비해 약했지만, 불펜이 무너지면 타선의 힘으로 다시 역전해 승리를 챙겼다. 올해는 마무리 김세현이 블론세이브를 네 차례 저지르는 등 불펜이 더 흔들렸고, 부상자들이 대부분 복귀한 가운데서도 나지완·김선빈 등의 폭발력이 지난해보다는 떨어졌다. KIA는 지난해처럼 타선이 살아나고 복귀전을 앞둔 투수 윤석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팀에 보탬이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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