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SK와의 잠실 연전을 2승으로 기분좋게 마무리지었다. 특히 31일엔 3-4로 뒤진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최주환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짜릿한 6-4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SK가 씁쓸한 뒷맛도 남겼다. 최주환의 타구가 TV 중계 화면에는 담장을 넘어가지 않은 것처럼 찍혔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는 최주환의 타구가 잠실야구장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긴 홈런으로 판정됐다. 타구는 한 번 튀어오른 뒤 외야석의 관중에게 잡혔다. 그런데 KBS N이 찍은 이날 경기 중계 느린화면을 보면 최주환의 타구는 홈런 여부를 가르는 잠실야구장 외야 담장 노란색 바를 때리거나 넘기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노란색 바가 아닌 그 앞 담장 모서리 부근을 한 번 맞고 튀어 관중석까지 넘어간 것처럼 나왔다.
그러나 이 타구는 홈런으로 기록되게 됐다. 1차적으로 심판이 홈런으로 판단했고, SK도 타구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았다. 타구의 홈런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은 신청에 제한이 없다. 그러나 끝내기 홈런으로 달아오른 잠실구장에서 SK는 이에 대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타구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실제로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다면, 승부의 향방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타구가 그라운드로 튀지 않고 담장을 넘었기에 ‘인정 2루타’가 될 수 있었다. 이 때는 타자와 주자에게 딱 두 베이스를 진루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최주환의 타구는 2사 1·2루 상황에서 나왔다. 인정 2루타로 타구가 판정됐으면 2루주자는 홈을 밟을 수 있지만, 1루주자는 3루에 멈춰야한다. 즉 4-4 동점 상황에서 9회말 2사 2·3루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필 없이 경기가 끝났고, 최주환의 타구는 결국 끝내기 홈런으로 기록됐다. 물론 육안으로 판단하기는 상당히 어려웠고, 중계화면의 내용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비디오 판독 제도가 있는데, SK는 이를 미처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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