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7조원 규모 ‘빅딜’ 8개월 만에 통보…“제3자 문서위조 소명 없어”
ㆍ“계약 이행” 제소했던 안방 측 “설명 충분”…계약금 상환도 변수
중국 안방보험그룹으로부터 미국 내 고급호텔 15곳을 약 7조원에 사들이기로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미래에셋 측은 안방보험이 매매 대상 호텔에 걸린 소송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안방보험은 관련 설명이 충분했다며 미래에셋을 상대로 계약을 이행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터라 양측 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미래에셋은 4일 “지난해 9월10일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15개 호텔 매매계약서 해지통지서를 지난 3일 발송했다”며 “매도인(안방) 측이 호텔 가치를 손상시키는 부담 사항을 적시에 공개하지 못했고 실질적인 소명이 없어 해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안방 측은 지난달 27일 미래에셋 측에 매매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하라면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4일 미래에셋의 계약해지 통보에 대해 “그 자체가 매매계약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호텔,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 등 15개 고급호텔을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거래하려던 양측의 계약은 이에 따라 약 8개월 만에 법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지난해 10월 안방이 미래에셋에 매각하려던 호텔 6곳의 소유권을 제3자가 문서를 위조해 양도하려던 사건이 발생하자, 안방 측은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위조 문건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미래에셋과 안방 측의 협상에서 잡음이 불거졌다.
미래에셋은 계약 전 문제 호텔들에 얽힌 소송 상황을 들었으나, 추가 협상 과정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소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방 측은 “관련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고 했지만 미래에셋은 “소명이 충분치 않았다”며 “문제가 된 호텔 등기를 보증해주기로 한 보험사도 ‘우리에게 피해가 없으리라 보증을 해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계약 당시와 달라진 호텔 업황도 매매가 틀어진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여행뿐 아니라 업무 관련 이동까지 제한되면서 호텔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거래 대상이 된 미국 고급호텔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에 미래에셋 측은 매각대금 및 계약 전반 세부사항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다.
안방 측은 “미래에셋은 지난 2월까지 금융조달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대금 지급 시기를 연장하다 우리와 제3자 간의 소송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미래에셋 관계자는 “바뀐 시장 상황 때문에 재협상이 불가피했다”며 “안방 쪽은 계약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계약을 빨리 이행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안방 측도 해당 호텔들을 매입하면서 받은 대출을 빨리 상환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워낙 계약 규모가 컸던지라 사태 해결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거래금액의 10%에 해당하는 5억8000만달러의 계약금 상환도 주요 변수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맞소송 등은 당장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당분간 안방 측이 제기한 소송 대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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