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3일 “현 정부가 ‘민주당 정부’라고는 했지만 정책 주도권은 당보다 청와대가 쥘 때가 많았다”며 “차기 정부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에서 정책을 잘 준비하고 당 중심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당을 쇄신하려면 대외적으로는 부동산·백신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하고, 당내에서는 당내 민주주의 강화, 공정한 대선 경선 경쟁, 원팀 완성을 과제로 꼽는다”며 “이것들을 잘 진행해야 국민들이 저희에게 정권을 다시 맡겨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송 대표는 “내일(4일) 봉하마을과 5·18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6일로 미루는 대신, 부동산·백신 정책을 리뷰하려고 한다”며 “부동산 등 문제에 대해 당 의원들이 개인 의견을 말하다 보면 ‘엇박자’ 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당 차원의 정리된 메시지가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송 대표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 ‘문자폭탄’에 대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며 상대방의 의견을 진압하는 행태”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당 의원들도 문자메시지 관련 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논의중인 것으로 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로 상처주지 않고, 의견을 선의로 해석하면서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집단적인 지성이 발휘되는 민주당으로 문화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어제 전당대회 때 문 대통령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

-‘성 평등 정당 실현 제안’에 서명했다. 여성 공천비율 30%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었는데 약속대로 추진할 생각인가.

“의견을 쭉 수렴해가겠다. 초·재선 의원들과 소통하고, 당직 인선 마무리되는대로 의원들 선수별 소통, 대면 의총도 빨리 준비하겠다. 그러면서 당 중심적으로 새 기준을 만들어가겠다.”

-김용민 최고위원이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윤호중 원내대표와 논의할 시간을 잡아놓고 있다. 진행된 과정에 대한 경과 보고를 들어보고 당 차원에서 언론·검찰개혁에 대한 단계적 토의를 하겠다.”

-당내 일각에서 ‘당헌·당규를 고치지 않고 대선 경선 일정을 연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동의하는가.

“체계적으로 당무보고를 받겠다. 그 과정에서 당헌·당규 문제도 살펴보겠다.”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나.

“저는 ‘강성 당원’이 아니라 ‘열성 당원’이라는 표현 쓰고 싶다. 그분들의 열정이 시스템으로 잘 수렴돼 개혁 에너지로 승화되도록 노력하겠다.”

-‘민주당을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고 하셨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부분은.

“우리가 ‘무능한 개혁, 내로남불’ 소리를 들었다. 바꾸려면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여야 한다. ‘유능한 개혁’을 하려면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논리만 취합해서 자기 강화하는 구조가 아니라 민심과 유리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균형있게 수렴해야 한다. 이게 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강화돼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 소통이 죽으면 민심이 당내 토의구조에서 반영이 안된다. 틈이 생겼다가 점점 벌어지는 중에도 자기 교정이 안된다. 그 점이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되지 않았나. 혹자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민주당만 몰랐다가 선거 후 깨달았다’고 지적한다. 당심과 민심이 유리되더라도 당내 토론이 있으면 자기 교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중요 과제로 삼겠다. 또 20·30대 의견을 경청하고 의원 워크샵 때 쓴소리 듣는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중요한 현안은 백신과 부동산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11월 집단면역 가능하도록 현재 계약된 백신 물량이 차질없이 인도되도록 뒷받침하겠다. 한국을 백신 생산 후보국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그러면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문제는 제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해서 내집 마련하고픈 서민들 마음,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하고 싶다. 그러면 민심 회복할 수 있다.”

“또 대선 경선 진행되면 후보자와 지지자간 상호 경쟁 격화될 것이다. 어떻게 공정하게 관리해서 ‘원팀’으로 만들어낼 것인지가 과제다. 정책 과제와 당내 민주주의 강화·원팀 완성 등 과제가 완수되면 국민들이 저희에게 정권 맡겨줄 수 있지 않겠나.”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어떻게 보는가.

“당대표 경선 치르느라 제대로 팔로업을 못했다. 보고 들어보겠다.”

-차기 대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민주당 대선주자는 어떤 시대정신을 담아야 하나.

“당대표 경선 후보 세명 모두 ‘당이 중심되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후보 캠프 중심이 아닌 당 중심 대선이 돼야 한다. 현 정부가 ‘민주당 정부’라고는 했지만 정책 주도권은 당보다 청와대가 쥘 때가 많았다. 당에서 미래 차기 정부에 대한 정책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차기 정부 출범시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당이 미리 준비해서 중심을 잡겠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한창인데, 이에 대한 복안이 있나.

“양향자 의원이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임시로 맡아하고 있는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출범한 반도체, 부동산, 백신 등 3개 특위를 재구성하겠다. 그간 경과 보고를 듣고, 우리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1주택자 세금 유예, 공시가격 속도조절 등을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언급했다.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일단 의원들이 생각하는 문제의식을 듣고 당원들의 의견도 구하겠다. 또 정부 의견도 충분히 듣겠다. 정부 의견을 따라가겠다는 건 아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통계를 갖고 고민한 과정을 정확히 숙지하고 이해해야 보완점을, 사실과 빗나가지 않는 합리적인 대안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내일중으로 부동산·백신 정책 리뷰를 할 생각이다. 원래 내일 봉하마을과 5·18 묘역을 참배하려고 했지만, 일정을 6일로 미루고 정책 리뷰를 먼저하겠다. 최고위원 등의 개인 생각이 그대로 흘러나가면 ‘엇박자’ 소리가 나올 수 있지 않나. 국민들께도 당 차원의 정리된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큰데, 어디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 또 야당에서 TBS의 편향성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언론개혁은 징벌적 손해배상 법은 있지만 ABC 제도, 바우처 제도 등 법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다만 진보언론이든 보수언론이든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허위로 쓰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 그간 허위사실이 보도되더라도 그것을 진실로 믿을만한 사유가 있으면 면책이 됐다. 그러나 지금처럼 조금만 검색해도 정보를 알 수 있고, 당사자 전화해도 알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을 제보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언론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통제할 필요는 있다. TBS의 경우,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은 통제해야하지만, 본인의 시각과 견해에 대한 부분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았나. 김어준씨뿐 아니라 보수언론도 편향적으로 잘못된 사실을 쓸 때가 있다. 균형있게 봐야 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