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31)이 좌완 에이스의 위용을 다시 되찾았다. 앞선 두 경기 호투에 이어 올 시즌 개인 최다 8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차우찬은 2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안타 2개는 모두 4회말에 맞았다. 그만큼 4회를 제외하고는 1회부터 8회까지 완벽했다. 7번의 이닝이 삼자범퇴로 끝났다. 4회도 처음 투아웃까지는 잘 잡았다. 그러나 유격수 오지환이 포구 과정에서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타박상을 입었고, LG 벤치가 이를 확인하는 동안 경기가 지연됐다. 차우찬은 바로 다음 타자인 박경수에게 우전안타를, 황재균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3루 위기를 내줬다. 그러나 윤석민을 자동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오태곤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날의 유일한 실점 위기마저 넘겼다.
LG 타선은 상대 선발 금민철을 상대로 야금야금 점수를 뺏어냈다. 2회초 2사 2루에서 유강남 대신 주전 포수로 출정한 정상호가 선취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4회초에는 볼넷 3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정상호가 병살타를 쳤지만 3루주자가 다시 홈을 밟았다. 5회초에는 김현수가 금민철의 느린 커브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기록했다.
KT 금민철은 안타 7개롤 맞고 볼넷 5개를 준 것 치고는 위기를 여러차례 넘기며 7회까지 버텼지만, LG는 차우찬의 호투 덕에 어렵지 않게 승리를 가져갔다. LG는 8회초 KT의 두번째 투수 홍성용이 올라오자 마자 김현수와 채은성이 연속 2루타를 쳐 쐐기점을 뽑았다.
차우찬은 8회까지 99개를 던져 완봉도 노려볼만 했지만, 9회 마무리 정찬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차우찬은 “최근 3경기 전력투구를 해서 조금 힘이 빠졌고 점수차도 작지 않아 마운드에서 내려오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13점을 뽑아낸 KT 타선에 대해 “장타력이 있는 타선이고, 수원구장이 작아 언제든 홈런이 나올 것을 알았다”며 “실투를 줄이려고 노력했는데 잘 됐다”고 했다.
차우찬은 정상호와 올 시즌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내용의 투구를 했다. 차우찬은 “(정)상호 형의 리드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파악하면서 다양한 공으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포항 삼성전 7이닝 2실점, 지난 20일 잠실 한화전 6이닝 1실점 호투 등 3경기를 잘 던진데 대해 “최근들어 준비과정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매 시즌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4회 피안타 과정이 아쉬울법도 했지만, 차우찬은 “안타를 빠른 카운트에 맞아서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오늘은 모든 게 다 잘풀렸다”고 말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며 승리의 공을 차우찬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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