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에 민주당이 목을 걸 일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민주당이 실용·개혁 노선을 걷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경향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80만개’는 세금만 쓰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자리를 줬다는 게 문제였다”며 “유엔 5본부를 서울에 설치하면 국제 행사가 늘고 관련 산업이 발달해 일자리가 자연스레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 “그림만 그렸다. 준비 안 된 미래”라며 “저는 국회 외교통상위원장과 당대표로 결과물을 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오 후보에게 지지도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제 지지도가 올라오고 있다. 진보 지지자들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적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뿐 아니라 내곡동·구룡마을 공공개발,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지하화 등 여러 부동산·개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송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부동산 문제와 소상공인 회복부터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유세하면 시민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많이 듣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의 영향으로 밥도 못 먹고, TV도 안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선거 유세하는 것을 보고서야 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걸 알았다는 분도 만났다. 꼭 이겨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유세하면서 현장에서 20·30대 지지자들이 손으로 쓴 응원 편지도 받았다.”(송 후보는 인터뷰 도중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보여줬다)
- 서울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혁신과 변화다. 유엔 5본부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후 한강에 나온 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지하화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총 15조1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현재 서울시의 세계잉여금 6조4000억원과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분을 재원으로 쓸 수 있다. 또 주택 공급물량 확대,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등 규제 완화로 시급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소상공인을 위해 지역화폐인 서울사랑 상품권 발행 규모를 연 1조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하고, 재도전 은행을 통해 5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소각하겠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는 민주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종부세 세입이 총 5조4000억원이었는데, 이 중 1주택자에게 걷은 것은 2.4%인 1500억원에 불과했다. 대부분 다주택자가 종부세를 냈다. 2.4%에 민주당이 목을 걸 문제는 아니다. 민주당은 실용 개혁 노선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시장이 되면 당에 이 같은 의견을 내려고 한다. 당선되면 민주당이 변화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 유엔 5본부 설치가 청년 취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는데 보다 실용적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문제 중 하나는 ‘공공일자리 80만개’였다. 세금을 나눠주는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현재 (유엔 2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국제회의가 1년에 8000번 열리는 데 서울은 10분의 1 수준이다. 5본부가 설치되면 국제회의가 늘고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및 금융 산업이 발달하면서 일자리가 늘게 된다. ”
- 용산 미군 반환 부지 토양 오염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오 후보는 (오염이) 침소봉대라고 했지만 시민의 건강을 생각하자면 무책임하다.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기까지 4년 동안을 땅도 파헤치기 어렵다. 서울시장이 되면 미군과의 협의를 통해 실태조사를 앞당기도록 하겠다.”
- 오 후보의 서울시정에 대해 평가해달라.
“그림만 그렸다. 그리고 ‘준비 안된 미래’다. ‘약자와의 동행’이 아닌 ‘부자와의 동행’이다. 오 후보가 성과로 내세우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 전세가격이 8억~12억원이다.”
- 오 후보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오 후보는 토론회 때 ‘집권당 대표로 한 일이 뭐냐’고 했지만, 나는 당대표 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요소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결과물을 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때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사람이다. 유엔 5본부 등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는 발상도 할 수 있다.”
- 오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다.
“제 지지도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것, 우리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의 여파로 여론조사 참여도가 국민의힘 지지자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 민주당이 기대한 ‘이재명 등판 효과’가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 구도가 어렵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많이 돌릴 수 있었는데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으로 어려워졌다. 이재명 효과는 나타나리라 본다. 그저께(21일) 서울 강남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유세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투표하면 이긴다’는 말처럼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려 한다.”
- 지지자들이 반대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찬성 의견을 낸 이유는 뭔가.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총리 인준을 반대하면 의회 다수 의석이 부각돼 (정부) 견제론을 내세우기 어려울 수 있었다. 한 총리보다 못한 검찰 출신 후보자가 등장할까 우려되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중도층 확장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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