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실물경제 지표 ‘최악’에도 증시는 ‘순풍’ 왜?
코스피 2000선 바짝·코스닥 700선 돌파…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동학개미운동’도 뒷받침…미 코로나 장기화 땐 다시 악화 가능성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했던 국내 유가증권시장 지수 코스피가 한 달 보름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약 11개월 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실물경제 지표가 나라 안팎으로 최악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주가지수는 순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13.56포인트(0.68%) 오른 2003.20을 기록하고 장중 2004.95까지 상승했다. 지난 3월6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0선에 복귀한 것이다. 이날 장은 전날보다 8.67포인트(0.44%) 오른 1998.31에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코로나19 사태 전 수치까지 넘어섰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7.26포인트(1.02%) 오른 716.02였다. 전날에도 종가 708.76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26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700선을 넘겼다.
이 같은 급반등은 어느 정도 예상되던 바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데 따른 급반등이 뒤따를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큰 폭의 조정 없이 회복할 것으로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이처럼 전례 없던 속도로 증시가 회복한 데는 막대한 규모의 글로벌 경기부양책 효과가 컸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가 충분한 양의 돈을 풀어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치가 커졌다. 수출과 실업률, 실적 등 주요 경제지표가 하락했지만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은 아니었던 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코로나19 확산세만 잡히면 경제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도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진전됐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주가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관련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코스닥지수가 코스피보다 빠르게 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 증시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대거 증시 진입이 뒷받침되면서 회복세가 더 가팔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주식 투자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42조4126억원으로, 지난 3월 말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40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1900선에서 횡보했던 코스피가 최근 2000선까지 바라볼 정도로 상승 동력을 탄 데는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 미국 50개주가 20일(현지시간)부터 봉쇄 완화 조치에 들어가면서 미국 경제 재개가 가시화됐다. 21일 개막한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영향도 있다.
이런 기대심리를 바탕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주가는 올해 3분기쯤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치까지 미리 반영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그치지 않았는데도 서둘러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세계 증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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