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제이미 로맥.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SK 제이미 로맥.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5회초 1사 1루, 삼성 윤성환의 손에서 느린 커브가 떠나간 순간, SK 1루주자 최정이 뛰기 시작했다. 도루 저지를 위해 유격수 김상수가 2루 베이스로 향하자, 정진기는 느리게 오는 커브를 밀어 유격수가 있던 곳으로 날렸다. 김상수는 급히 공을 향해 몸을 돌리려 했지만 내야를 빠르게 통과하는 공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최정은 3루까지 무사히 닿았다. 작전이 없었다면 적어도 아웃카운트 1개는 늘어날 수 있었지만 작전이 통했다.

그리고 그 작전은 점수로 연결됐다. 이어진 삼진과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SK 나주환은 중전안타를 쳤고, 런앤 히트를 성공시킨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점수는 5-1. 만약 작전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만루 찬스도, 나주환의 안타도 없었을 것이다.

SK가 이번엔 작전 야구를 바탕으로 뽑은 점수를 잘 지켜 삼성을 상대로 대구 원정 2연승, 올 시즌 삼성전 3연승을 거뒀다. SK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원정경기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3회까지 삼성 선발 윤성환에 끌려가던 SK는 4회초 먼저 점수를 냈다. 1사 1·3루에서 6번 김동엽이 중견수 희생 뜬공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1루주자가 도루에 실패해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지만 7번 이재원이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월 솔로 홈런을 쳤다. 이어 나주환의 2루타-김성현의 중전 적시타로 차곡차곡 점수를 내며 3-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5회초 작전 성공에 이은 나주환의 2타점 적시타가 팀의 5점째 득점이 됐다. 

점수를 잃을 때마다 삼성도 바로 반격에 나섰다. 4회말엔 다린 러프가 중견수 담장을 향해 날린 공을 SK 중견수 노수광이 거의 잡았다 놓쳐 무사 2루가 됐다. 러프는 김헌곤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해 3루까지 내달린 뒤, 김성훈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추격의 점수를 뽑았다. 

1-5로 뒤진 5회말 1사 2루에서는 이원석이 시즌 6호 2점 홈런으로 다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SK 선발 메릴 켈리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왼쪽 담장 위로 넘겼다. 이어 김헌곤-강민호-김성훈의 연속 안타로 삼성은 승부를 한점차로 끌고 갔다.

그러나 삼성 타선은 늘 한뼘 모자란 공격력으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SK의 불펜을 공략해 6회부터 8회까지 매회 누상에 주자를 2명씩 내보냈지만 단 한명도 홈에 불러들이지 못했다. 6회 2사 만루에서는 김헌곤이 2루 땅볼로 물러났고, 7회와 8회 맞은 2사 1·2루도 후속타 불발로 모두 무위로 끝났다. 도리어 9회초 등판한 심창민이 1사 후 제이미 로맥에게 시즌 12호 솔로 홈런을 내줬다. 2사 후엔 김동엽의 안타와 심창민의 폭투, 이재원의 중월 2루타가 이어져 SK는 7-4까지 달아났다.

켈리는 5이닝동안 홈런 포함 안타 9개를 맞고 4점을 내줬지만 일찍 점수를 내 준 타선 덕분에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삼성은 이날 올 시즌 처음 1군에 등록된 우규민이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최충연도 2.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선발 윤성환이 5회를 채 채우지 못하고 5점을 내주고 물러난 게 아쉬웠다.

SK는 이날 비 때문에 노게임이 돼 경기를 치르지 않은 선두 두산을 0.5게임차로 추격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