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메이저리그 볼티모어-클리블랜드전 7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몸을 수그린 클리블랜드 주자 프란시스코 린도어. MLB.com 갈무리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막기 위한 주자의 기지가 팀에게 예상 밖의 다득점을 안기고 승리도 함께 이끌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이같은 장면이 이틀 연속 나왔다.
클리블랜드는 17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홈경기에서 8-7로 근소하게 앞선채 7회말 공격에 돌입했다. 무사 1·2루에서 레오니스 마틴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고, 이어 1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클리블랜드 타석에는 좌타자 제이슨 킵니스가 들어섰고, 볼티모어는 우완 미겔 카스트로를 좌완 리처드 블라이어로 교체했다.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 병살타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 킵니스는 초구를 건드려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땅볼을 쳤다. 여기까지는 볼티모어의 계산이 맞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루주자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2루로 달리다 멈춰섰다. 전진수비를 하며 1루와 2루 사이 주로상에서 공을 잡은 볼티모어 2루수 한제르 알베르토는 린도어를 태그하기 위해 다가갔다. 린도어는 1루쪽을 향해 주춤주춤 물러섰고, 알베르토도 따라갔다. 그러다 1루 베이스를 향하는 타자주자가 들어왔고, 알베르토는 1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결과는 세이프.
알베르토와 잠시 부딪친 린도어는 다시 2루를 향해 달려갔다. 공을 넘겨받게 된 볼티모어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가 다시 린도어를 향해 몇발짝을 뗐다. 그러나 이상한 상황을 감지하고 홈을 향해 공을 뿌렸다. 땅볼 타구가 나오기 전 2루주자였던 마틴이 어느새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들고 있었던 것. 데이비스는 부랴부랴 홈으로 공을 뿌렸으나 마틴은 슬라이딩하며 홈플레이트를 먼저 손으로 건드렸다. 포수가 태그를 시도할 새도 없었다. 3루주자에 이어 2루주자까지 두 명이 홈에 들어오는 동안 볼티모어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늘리지 못했다. 11-7이 됐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클리블랜드는 이어진 1사 2·3루에서 카를로스 산타나의 적시 2루타로 13-7을 만들었다. 경기는 8회 한 점을 더 뽑은 클리블랜드의 14-7 승리로 끝났다. 린도어가 1루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혹은 2루수 알베르토가 다른 주자를 좀 더 일찍 아웃시켰더라면 경기는 어떻게 흘러갔을지 알 수 없었다.
MLB.com 갈무리
만루에서 주자의 기지로 병살타를 막은 장면은 전날 경기에서도 나왔다. 1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필라델피아전 3회초. 밀워키 선발투수였던 지오 곤살레스가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랐고, 이어 로렌조 케인의 볼넷-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안타로 무사 만루 상황이 됐다. 다음타자 라이언 브론이 3루 땅볼을 쳤다. 3루수가 2루로 즉시 공을 던지거나 3루 베이스를 밟는다면,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도 아웃카운트를 단번에 2개 늘려 추가실점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순간, 필라델피아 3루수 션 로드리게스와 3루로 향하던 밀워키 2루주자 케인이 마주보는 상황이 됐다. 케인은 별안간 홈을 향해 손을 가리켰다. 3루주자인 투수 곤살레스가 뒤늦게 홈을 향해 스타트를 한 것. 케인은 로드리게스가 보란 듯 소리를 지르며 3루를 가리켰다. 로드리게스는 홈을 향해 공을 던졌고, 곤살레스는 그대로 홈에서 포스아웃됐다.
문제는, 필라델피아가 아웃카운트를 2개 이상 늘릴 수 있는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늘리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만루 상황은 계속됐다는 것이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밀워키의 3회초 공격은 계속됐고, 다음타자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2-1로 앞섰다. 이어 헤수스 아귈라르가 중전 안타를 터뜨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4-1이 됐다. 밀워키는 5회 한 점을 더 뽑고, 필라델피아에게 7회 1점만 내주며 점수를 잘 지키고 5-2 승리를 거뒀다.
케인의 순간적인 기지로 상대 수비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이것이 통하면서 밀워키는 대량 득점의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다만 케인의 플레이는 상대 수비를 기만한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MLB.com은 ‘CUT4’라는 코너에서 이날 케인의 상황이 정상적인 플레이였는지, 아니면 상대를 기만한 플레이였는지를 팬들에게 평가해달라고 투표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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