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년 검찰 특수본 조사서 ‘2014년 파문 상황’ 추궁하자 진술
ㆍ‘파동 촉발’ 언론사엔 고소로 국정농단 의혹 확산 차단 시도
ㆍ경찰, 문건 유출 지목돼 목숨 끊은 최 경위 사건 재수사 검토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최측근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이 불거졌을 때 ‘비선 실세’는 문건에 등장하는 정윤회씨(63)가 아니라 최순실씨(61·구속 기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비서관은 당시 문건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최씨의 전 남편인 정씨로부터 촉발된 비선 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조기에 봉합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후 검찰 수사는 그의 의도대로 진행돼 비선 실세 의혹은 묻히고 말았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말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2014년 11월 정씨가 청와대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운영 정보를 교류했다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이 공개돼 세상이 시끄러웠을 때도 최씨가 비선 실세 아니었느냐’고 추궁하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검찰 조사 결과 자택에서 압수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8대와 태블릿PC 1대에는 2014년 12월부터 최씨와 주고받은 통화기록이나 문자메시지가 단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자 최씨와의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기존에 비밀리에 사용해온 모바일 기기들을 전부 새 것으로 갈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1)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51)도 그 무렵 최씨와 연락을 단절했다. 당시 정 전 비서관을 비롯해 이들 ‘문고리 3인방’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55)과 박관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51)이 작성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불구속 기소)이 검찰을 장악한 상황에서 고소장만 제출하면 검찰이 국정 농단의 실체를 찾지 않고 문건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수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정윤회 문건’ 내용에 대해서는 “완전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씨는 2004년 박근혜 의원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다”면서 “2012년 대선 때는 전혀 활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세계일보에 ‘정윤회 문건’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조응천과 박관천이 올린 보고서가 완전히 허구였기 때문에 청와대 직원들은 그냥 웃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검찰 조사를 받으며 “최씨가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라고 밝혔던 박관천 전 행정관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어떤 말씀도 드릴 입장이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윤회 문건’을 언론사에 유출한 것으로 지목되자 검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경락 경위 유족이 낸 진정을 받아들여 사건을 재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 경위는 2014년 12월 유출 공범으로 지목된 한일 경위에게 남긴 유서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제의(‘수사 협조 시 선처’로 추정)가 들어오면 흔들릴 수 있다”는 글을 남겨 청와대의 회유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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