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올 1~3월 주의보·경보 발령 때 훈련 조정 두 차례뿐…실내로 전환 등 대비책 필요성 지적

직장인 박모씨(30)는 수도권 전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3월21일 경기도 모처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뿌연 하늘을 보며 미세먼지에 고스란히 노출돼 불안해했지만 실내 훈련 전환이나 마스크 지급은 없었다. 박씨는 15일 “앞으로 미세먼지가 더 심해질지도 모르는데 예비군 훈련 때마다 미세먼지에 노출돼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를 마친 예비군들은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이 실외 훈련임에도 미세먼지 대비책이 허술해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에 따르면 육해공군이 올해 1~3월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중지·연기하는 등 조정을 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수도권 전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3월21일 공군 2개 부대만 일정을 조정했을 뿐이다.

군은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군의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훈련 지침은 장시간 야외 훈련을 금지하고, 훈련 부대장 판단하에 실내 훈련으로 전환하는 한편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미세먼지 경보 시에는 야외 훈련을 실내 훈련으로 전환하게 돼 있다.

다만 한국의 미세먼지 기준은 미국, 일본 등보다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인들은 자의에 따라 외출을 피할 수 있지만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훈련받는 예비군들은 부대의 재량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에도 실외 훈련을 자제하는 등 기준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임종한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혈관질환자 등 미세먼지에 민감한 사람들뿐 아니라 건강한 예비군도 주의보 발령 시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방향으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외 훈련 기준은 학교의 야외 수업 기준 등에 준해서 결정된 것”이라며 “기준을 강화하려면 여러 단계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