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시즌째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짙은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팬과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미세먼지 경기 취소가 현실화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팀들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KBO는 6일 잠실 NC-두산전, 수원 한화-KT전, 문학 삼성-SK전 등 이날 열리기로 했던 수도권 3경기를 취소했다. KBO는 “오후 3시부터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고, 저녁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일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규정은 경기 개시를 앞두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때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서울 및 인천 강화, 경기 남북부에는 오후 들어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뿌연 하늘 아래 훈련하던 선수들은 경기를 약 1시간 앞두고 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장에 미리 입장했던 관중들도 구장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최근 수년간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날이 많아지면서 KBO는 강풍, 폭염, 안개에 이어 2016년 ‘미세먼지 주의보’를 경기 취소 사유에 새로 포함시켰다. 이날 전까지 미세먼지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적은 없었지만, 팬과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경기를 열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올해 들어 더욱 커졌다.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KBO와 각 팀은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당장 시즌 운영에 변수가 생겼다. 10구단 체제로 팀당 경기 수가 144경기까지 늘어났고, 올해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있어 8월 중순 잠시 리그를 중단한다. 이 때문에 역대 가장 이른 3월24일 개막했지만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질 경우 시즌 종료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여기에 미세먼지로 인한 취소 경기까지 늘면 정규시즌은 늦가을에야 끝나게 될 수도 있다.
KBO 관계자는 “오늘(6일) 미세먼지 농도가 특별히 높았을 뿐 보통 경기가 열리는 밤시간대는 미세먼지가 옅어져 리그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올 시즌을 무사히 치르더라도 미세먼지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KBO는 향후 시즌 운영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편 경기가 진행된 광주에서는 KIA가 2-3으로 뒤지던 5회말 2사 만루 김선빈의 싹쓸이 2루타로 역전한 끝에 넥센을 11-5로 이겼다. 선발 헥터 노에시는 7이닝 9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사직에서는 LG가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14-6으로 이기고 롯데를 3연패로 밀어넣었다. LG 박용택은 은퇴한 이승엽과 양준혁에 이어 역대 세 번째 3300루타 대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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