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KBO리그의 투고타저 바람은 2018시즌에도 멈출 줄 모른다. 특히 올 시즌 초반 접전 상황에서 방망이가 더 매섭게 돌고 있다. 팬들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각 팀은 불펜 운용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KBO리그의 10개팀은 지난 4일까지 팀당 10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자들은 총 3477타수에서 970안타를 쳤다. 리그 전체 타율은 2할7푼9리다. 2017시즌 10경기 기준 전체 타율인 2할6푼1리보다 2푼 가까이 높다.

흥미로운 것은 올 시즌 ‘3점 차 이내 상황’에서의 타율이다. 올 시즌 3점 차 이내 전체 타율은 2할8푼6리인 반면, 4점차 이상일 때 전체 타율은 2할5푼8리에 그쳤다. 지난 시즌 각 팀이 10경기를 치렀을 때 3점 차 이내 타율이 2할5푼4리, 4점 차 이상일 때 타율이 2할8푼3리였던 것과 대조된다.

경기가 거듭돼 한 시즌이 끝나게 되면 3점 차 이내 접전일 때와 아닐 때의 타율 차이는 많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대개는 점수차가 클 때 타율이 더 높았다. 최근 5시즌 동안 3점 차 이내 타율이 4점 차 이상일 때보다 높았던 건 2015시즌뿐이다. 그 차이도 매우 근소했다.(3점차 이내 0.280, 4점차 이상 0.278) 큰 점수차로 승부가 갈렸을 때는 ‘필승조’로 대표되는 핵심 불펜을 아끼고 추격조로 분류되는 투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영향이 크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은 양상이 다르다. 적은 점수 차에서 안타가 더 나온다. 한 번에 큰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는 홈런이 예년보다 늘어나기까지 했다. 팀당 10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올 시즌 전체 팀 홈런수는 132개로 지난해(79개)의 1.67배다. 한 팀이 달아나면 상대가 쫓아가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여러 경기에서 그랬다. 점수가 적게 나 4-1로 끝난 마산 삼성-NC전은 물론, 한화의 7-6 승리로 끝난 대전 롯데-한화전도 양팀이 점수를 주고받는 동안 점수가 3점 넘게 벌어지지 않았다. 문학에서도 KIA가 8회초 SK에 3-6으로 쫓아간 뒤 안치홍, 최원준의 안타와 이명기의 희생 뜬공으로 경기를 동점까지 끌고 갔다.

접전이 잦아 승패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은 경기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에겐 분명 좋은 볼거리다. 하지만 각 팀들은 매 경기 더 많은 투수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 달갑지 않다. 각 팀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기당 평균 4.56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한 이닝에 투수를 3~4명 투입하는 ‘이닝 쪼개기’도 늘었다. 경기 중반 한 번 터지는 상대 타선을 막으려 마운드에 변화를 주려다보니 투수진 소모가 크다. 아직 130여 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남겨 둔 각 팀은 예년과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