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호세 페르난데스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5회초 솔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두산 타선이 완연히 살아났다. 주축 타자들의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서 4경기 연속 8득점 이상을 뽑아내며 4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전에서 외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홈런 포함 4안타, 3경기 연속 2안타를 기록한 김재환의 활약 등에 힘입어 키움에 9-3 승리를 거뒀다.
당초 경기는 키움에 유리한 듯 했다. 키움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기대 이상 활약 중인 안우진이 일주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반면 두산은 이날 선발로 예정됐던 홍상삼이 지난 21일 피칭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부랴부랴 선발을 이현호로 바꿨다. 키움은 휴식을 취하던 이정후까지 6일만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선두 두산을 향한 일전을 다짐했다.
선취점을 키움이 뽑으면서 경기가 예상대로 흐르는 듯 했다. 김하성이 볼넷과 도루로 만든 2사 2루 상황에서 제리 샌즈가 구장 가운데 담장 상단을 맞추는 3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키움은 두산의 깜짝 선발 이현호에게 2·4회 선두타자를 내고도 추가득점에 실패하는 등 뜻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승부는 4회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빛나면서 다른 방향으로 기울었다. 선두타자 페르난데스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건우의 좌전안타, 김재환의 우전안타로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이어 오재일이 우익선상 2루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여 두산은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박세혁의 2루 땅볼, 김재호의 좌중간 2루타 때 주자 2명이 더 홈을 밟아 4-1까지 달아났다.
두산 타선은 안우진에게 마음을 추스릴 새도 주지 않고 더 몰아붙였다. 5회 1사 후 페르난데스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높은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뽑아냈다. 시즌 5호로, 팀내 홈런 선두를 달리던 김재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방이었다. 6회에는 무사 1루에서 박세혁이 시즌 4호 3루타를 터뜨려 한 점을 더 뽑았다. 한국프로야구 포수로는 사상 처음 3경기 연속 3루타를 기록했던 박세혁은 자신의 빠른 발을 다시 한 번 과시하며 리그 3루타 부문 선두에 올랐다. 이어진 김재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파고들며 득점도 하나 추가했다.
7회엔 1사 1루에서 박건우와 김재환의 연속 2루타가 나와 두산은 9-2까지 도망갔다. 지난 19일 광주 KIA전 이후 4경기 연속 8점 이상을 뽑는데 성공했다. 김재환은 이날 홈런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3경기 연속 2안타에 성공했다. 페르난데스는 1회 첫 타석과 9회 네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내며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치렀다. 타율은 0.411에서 0.430까지 올라갔다.
두산은 류지혁을 제외한 선발 타자 8명이 모두 안타를 뽑아내는 등 13안타를 잘 집중해내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두산 선발 이현호는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5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서 물러나 선발승을 추가하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이현호가 선발승을 못거둔건 아쉽지만, 투구수를 70개 정도 예상했고 다음에 또 등판해야하기에 교체했다”고 말했다. 5회 2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두산 이형범은 구원승을 추가해 5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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