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 신임 OK저축은행 감독. 구단 제공
신임 감독 선임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남자배구 OK저축은행이 결국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던 석진욱 수석코치(43)를 선임했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은 22일 “김세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팀 사령탑에 석 코치를 2대 감독 선임하기로 확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부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석진욱 신임 감독은 구단을 통해 “팀을 잘 아는만큼 선수들과 소통하고 함께 훈련하며 최선을 다해 팀워크가 강한 멋진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석 감독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99년부터 성인 무대에 뛰어들어 삼성화재 왕조를 건설하는 데 일조한 명선수 출신 지도자다. 공격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수비가 탄탄한 ‘살림꾼’ 레프트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뛰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김세진 감독을 수석코치 자리에서 도우며 OK저축은행을 두차례 V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김세진 전 감독이 지난달 중순 사임했을 때는 후임 감독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김호철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OK저축은행과 접촉해 신임 감독 자리를 두고 협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감독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당초 후임 감독으로 점쳐졌던 석 감독도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철 감독이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으며 논란이 일단락된 뒤에도 석 감독은 한동안 감독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설득 끝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신임 석 감독은 뒤숭숭해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팀을 다시 상위권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쿠바 출신 특급 외인 공격수 로베르틀란디 시몬이 뛴 2015·2016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두차례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외인 공격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앞세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매경기 많은 범실에 발목을 잡히며 5위에 그쳤다. 명품 수비로 유명했던 석 감독이 팀의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OK저축은행도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석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다년간의 검증을 거쳤다. 선수단의 체질을 개선하고 승리의지를 더욱 고취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을 끝으로 남자배구 7개 구단이 모두 감독 선임을 마무리한 가운데, 삼성화재 출신 감독들간의 맞대결이 다음 시즌 주목받는 볼거리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6개 구단의 감독이 모두 선수로 삼성화재를 거쳤다. 특히 현대캐피탈을 우승으로 이끈 최태웅 감독과,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 석진욱 감독은 1976년생 동기로 인천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를 함께 나오고 실업 무대에서도 함께 뛴 절친한 사이다. 비슷한 연배의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44),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44)과의 승부도 피할 수 없게 돼 배구팬들의 볼거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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