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워진 경제를 핑계로 정치권과 재계에서 규제 완화 또는 제도를 개악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사람을 두고 부자가 자기 것을 더 챙기려는 몰염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종부세 세율을 인상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다시 무르자는 얘기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금 코로나19 상황에서 1차로 충격받는 사람은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인데 여력 있는 사람의 세금을 깎아주는 건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 무기명채권 허용 방안을 검토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국가 채무 부담을 줄인다는 의도지만 상속·증여세를 내지 않고 양도가 가능한 무기명채권 특성상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 실제 허용될 경우 작년 한 해 1조1000억원 규모로 걷힌 상속·증여세 세수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라젠, 라임 등으로 여권 인사들의 자금 동향에 의혹이 있는 시점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동기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파장이 커지자 “공식기구나 회의에서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의 보유주식 기준은 15억원에서 올해 4월부터 10억원, 내년 4월 이후에는 3억원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2018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차익규모의 최대 27.5%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부자감세’ 주장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6일 이처럼 대주주 인정 기준을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금융 당국에 전달했다. 2018년 기준 17조4000억원에 이르는 주식 양도차익 가운데 90%는 상위 10% 투자자가 가져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법인세 완화, 주52시간제·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의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를 기회로 보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태는 사회에서 합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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