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경제위기로 삼성전자가 시장 지탱 모양새에 입장 급선회
ㆍ코스피200지수 해외용에만 유지…“22일까지 의견 청취”
한국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코스피200 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30%가 넘는 주식에 적용키로 한 ‘시가총액 비중 상한(캡) 제도’를 폐지할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을 지탱하는 모양새가 되자 입장을 바꿨다. 거래소는 2일 “코스피200지수를 국내용과 해외용으로 나눠 산출하고, 국내용 지수에는 캡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22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주식 200개를 모아 산출한 코스피200지수 내에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커 위험 분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거래소는 해외 사례를 적용해 지난해 6월부터 캡 제도를 적용했다. 매년 6월과 12월, 직전 3개월 동안의 평균 시총 비중이 30%를 넘는 종목은 코스피200지수에 반영되는 비율을 30%로 줄이기로 했다.
첫 시행 때만 해도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시총 비중은 26~27% 수준이었으나,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33~34%까지 뛰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올해 6월 처음으로 캡을 적용받을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거래소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캡 제도를 유지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주가지수를 지탱하는 상황이 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캡 제도 도입 근거가 됐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조항이 개정된 영향도 컸다. 원래 상장지수펀드(ETF)는 자산 총액의 30% 이상을 단일 종목만으로 채울 수 없었다. 그러나 코스피200 등 대표적인 주가지수와 연동된 펀드는 단일 종목의 비중을 ‘시총 비중’까지 높일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만일 캡이 그대로 적용됐으면 코스피200지수에 반영되는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줄어들게 되므로, ETF가 삼성전자 주식을 일정 부분 되팔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난에 비견되는 현 시장 상황에 맞는 조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에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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