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한국 프로야구 최초’ 기록이 가까이 오는 듯했다가 다시 멀어졌다. 지난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넥센전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가 7.1이닝 동안 단 한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게임에 다가갔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NC 최준석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다. 서른일곱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야구에서 첫 퍼펙트 게임은 그렇게 다시 멀어져갔다.
한국보다 더 긴 프로야구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퍼펙트 게임이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두 차례를 포함해 총 23번, 일본에서는 총 15번의 퍼펙트 게임이 있었다.
아직 한국에 야구가 들어오기도 전인 1880년 메이저리그에서는 2명의 퍼펙트 게임 피처가 나왔다. 지금은 사라진 우스터 루비 레그스의 좌완 리 리치먼드가 그해 6월12일 빅리그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이후 전설적인 투수들이 여럿 퍼펙트 게임 피처로 이름을 올렸다. ‘사이 영 상’의 주인공 사이 영을 비롯해, 짐 버닝, 샌디 쿠팩스, 캣피시 헌터, 랜디 존슨 등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1956년에는 뉴욕 양키스 돈 라슨이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21세기 들어서도 당대 내로라하는 투수들이 퍼펙트 게임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로이 할러데이(2010년)를 비롯해 마크 벌리(2009년), 펠릭스 에르난데스(2012년)도 퍼펙트 게임 경험이 있다. 의외의 인물도 있다. KIA에서 잠시 뛰었던 투수 필립 험버는 2012년 4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시애틀 원정경기에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그 해는 6월 맷 케인(샌프란시스코)을 비롯해 한 해 퍼펙트 게임이 세 번 나온 유일한 해였다. 퍼펙트 게임을 두 번 해 본 투수는 없으나, 포수 론 해시는 퍼펙트 게임을 두 번(1981년 렌 바커, 1991년 데니스 마르티네스) 이끈 유일한 포수다.
일본 프로야구 퍼펙트 게임은 역사의 차이를 감안하면 메이저리그보다 자주 있던 편이다. 그러나 1950년대 5번, 1960년대 5번, 1970년대 4번 이후에는 뜸하다. ‘한 투수가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완투한다’는, 흔히 알려진 정의에 부합한 퍼펙트 게임은 1994년 5월 요미우리 우완 마키하라 히로미의 히로시마전이 마지막이었다.
2007년 일본시리즈에서는 주니치가 닛폰햄을 상대로 투수 2명이 이어던져 퍼펙트 게임을 완성했다. 선발 야마이 다이스케가 8회까지 투구수 86개로 퍼펙트를 달성했는데, 1-0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가 나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주니치는 이 경기를 이겨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주니치가 마무리 이와세를 일본시리즈 우승 마지막 순간을 맞는 ‘헹가래 투수’로 만들기 위해 야마이를 강판시킨게 알려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두 명이 이어 막은 이 경기를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는 이 경기를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했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정확히 ‘1군 퍼펙트 게임’이 없다. 퓨처스(2군)에서는 2011년 롯데 이용훈(현 롯데 코치)이 9월17일 한화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실업·중학교 야구에서는 이따금씩 퍼펙트 게임이 있었다. SK 좌완 김태훈은 프로 데뷔 전인 2008년 구리 인창고 소속으로 미추홀기 16강에서 부경고를 상대로 15탈삼진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고교야구 전국대회 본선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김태훈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별명이 ‘퍼펙트 맨’이다. 삼성 우완 투수 윤대경은 동인천중에 다니던 2009년 전국중학선수권 지역 예선에서 상인천중을 상대로 7이닝 10탈삼진 퍼펙트 게임에 성공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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