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성열. 한화이글스 제공

부상에서 돌아온 이성열(35·한화)이 올해 처음 4번타순에 들어서 2루타 2개로 침체에 빠진 한화 타선을 살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전에서 이성열의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활약에 힘입어 8-5 승리를 거뒀다.

팔꿈치 부상 회복 뒤 전날 6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던 이성열은 이날 선발 4번·우익수로 기용됐다. 한화는 시즌 내내 중심타선을 송광민-제라드 호잉-김태균 순서로 꾸려왔으나, 팀 타선이 전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6경기 연속 3득점 이하를 내는 데 그치자 변화를 줬다. 이성열은 전날 복귀전에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경기 후반부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를 날리는 등 타격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4번타자로 출전하는 것은 이날이 올 시즌 처음이었지만, 이성열은 1회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2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좌측 담장 상단을 맞추는 큰 타구를 날렸다. 2루에 닿은 이성열은 뒤이은 오선진의 우전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았다.

이성열의 방망이는 팀이 4-3으로 쫓기던 5회 한 번 더 불붙었다. 1사 후 KT 두번째 투수 전유수로부터 다시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큰 타구를 뽑아냈다. 2루에 닿은 이성열은 이어진 1사 1·2루에서 다시 오선진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자 홈으로 파고 들었다. KT 우익수 강백호의 송구와 비슷한 타이밍에 홈으로 파고 들었지만 포수가 이를 흘렸고 이성열은 득점을 추가했다. 한화는 이어진 1사 2·3루에서 최재훈의 우익수 희생 뜬공으로 6-3까지 달아났고, 이는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점수가 됐다.

KT는 1회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황재균-강백호-멜 로하스 주니어의 연속 안타로 2-2 동점을 남들었고, 다시 4-2로 뒤진 3회엔 선두타자 황재균의 시즌 6호 솔로포로 한점 차까지 추격했다. 6-3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7회에는 한화 선발 채드벨이 물러난 틈을 타 2점을 더 뽑아내 6-5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한화는 8회 1사 후 최재훈이 볼넷을 얻어 골라나간 뒤 기습도루를 감행해 2루에 닿았고, 이어진 2사 3루에서 대수비로 투입됐던 김회성이 2-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려 7-5로 다시 달아났다. 9회에는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호잉이 연속 도루로 3루까지 닿은 뒤 이성열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를 올렸다. 한화는 7회 2사 후 등판한 박상원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이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구원왕 정우람은 7번째 등판만에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한화 선발 채드벨은 스위치 히터 로하스를 포함해 우타자가 8명 포진된 KT 선발 라인업을 상대로 안타를 8개 내줬지만 고비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하고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3승(2패)째를 맛봤다. 6이닝 동안 8안타(1홈런) 4실점하고도 승리를 따낸 데는 오랜만에 다득점에 성공한 타선의 도움이 컸다. 팀 타율 1위를 달리면서도 찬스 때의 집중력이 모자라 많은 득점을 내지 못했던 한화 타선은 이날 모처럼 8득점했다. 16득점했던 지난 7일 사직 롯데전 이후 한 경기에서 4점 이상 득점한 것은 10일만이다.

이성열은 경기 후 “4번타순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뒤에 좋은 타자인 (김)태균이 형이 있었기에 때에 따라선 연결만 잘해줘도 될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치기 전 타격감이 좋았는데, 엔트리에 빠진 동안에도 선수단과 함께 동행하면서 경기도 지켜보고 타격감도 이어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며 “담장을 넘길뻔한 타구가 홈런이 안된건 아쉽지 않다. 안타가 돼서 다행이고, 팀이 이겨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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