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일러 윌슨. 연합뉴스
LG의 에이스 타일러 윌슨(30)과 키움의 신성 이승호(20)는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윌슨은 지난 16일 창원 NC전을 7이닝 무실점으로 마치면서 2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윌슨이 5경기에서 2승, 이승호는 4경기에서 1승을 겨우 거뒀을 뿐이다.
지난해 평균자책 2위(3.07)였는데도 9승(4패)밖에 거두지 못한 윌슨은 올해도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타고투저의 흐름이 바뀐 올 시즌 초반에는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승리를 못따는 경우가 윌슨 뿐은 아니다.
지난 16일까지 올 시즌 프로야구는 총 100경기가 펼쳐졌다. 매 경기마다 2명씩 등장하는 선발투수들의 등판 경기수를 합하면 200경기가 된다. 이들 중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우는 91회. 올해 등판한 선발투수들 중 45.5%가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했다’고 평가받는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프로야구 1군 10구단 체제가 갖춰진 2015년 이후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 달성률이 40%를 넘은 적은 2017년 한 번뿐이다. 이 때의 성공률도 40%를 겨우 넘는 수준(40.1%)에 불과했다. 올 시즌 초반은 선발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더 적은 점수를 내주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지만 선발승 비율은 전보다 줄었다.
올 시즌 100경기에서 선발승이 나온 경기는 57경기로, 비율로는 57%다. 퀄리티스타트 달성률과는 반대로 2015년 이후 선발승이 나온 경기가 60%에 못미치는 해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60.7%를 기록하며 60%선이 붕괴될 뻔한 것이 가장 낮은 수치였다. 비록 초반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들어 선발승 비율이 줄어든 것은 분명 눈에 띄는 변화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배를 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 4패로 나란히 최다패를 기록중인 양현종(KIA)과 김민(KT)은 등판한 4경기 중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배를 안았다. 롯데 1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3경기만 놓고보면 평균자책이 3.00(18이닝 6자책)에 불과하지만 승리는 없었고 패배만 두번 당했다..
지난해에는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내려와도 불펜 싸움에서 점수가 많이 나와 경기 승패가 바뀌는 경우가 잦았다면, 올 시즌에는 선발투수가 잘 던지는만큼 타자들도 점수를 많이 뽑지 못하면서 접전 양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불펜투수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여러 팀 마무리 투수들이 8회쯤 조기등판하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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