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세스 후랭코프.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외국인 계약 총액 상한선이 100만달러로 정해진 첫 시즌, 지난해에 이어 한국에서 뛰게된 투수들에게 걸린 기대는 그만큼 컸다. 대부분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손에 쥐며 한국 무대에서의 검증된 활약을 이어가길 바랐다.

그렇게 6명이 지난해에 이어 한국 무대를 밟았다. 팀별 약 20경기를 치른 지난 15일 현재 3번 이상 등판을 가졌다. 정확힌 절반인 3명은 특급 활약을 초반부터 선보였고, 나머지 3명은 아직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고투저 현상이 최근 몇시즌보다 완화됐다는 평가를 듣는 와중에 타일러 윌슨(LG)과 앙헬 산체스(SK), 조쉬 린드블럼(두산)의 시즌 평균자책은 특급이다. 윌슨은 0.33, 산체스는 1.13으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고, 린드블럼이 1.40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윌슨은 개막전을 포함한 앞선 세 경기에서는 모두 7이닝씩을 소화하며 에이스이자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지난 10일 잠실 삼성전에서 6.2이닝 4실점하긴 했지만 2루수 정주현의 실책이 없었다면 무실점으로 7회 수비를 마치는 것이 가능했다. 산체스는 시즌 첫 선발(5이닝 3실점) 이후 3경기에서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동안 공 87만 던지며 무실점해 완봉까지 노려볼만한 무서운 페이스를 과시했다.

린드블럼 역시 개막전에서 5.2이닝 2실점으로 예년에 비해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 호투하더니 이내 안정감을 되찾아 6이닝 이상을 거뜬히 막아낼 수 있는 투수의 클래스를 선보였다. 반면 동료 세스 후랭코프의 성적은 린드블럼과 대조돼 더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6일 잠실 NC전에서 6.1이닝 3실점 투구한 외에 모두 딱 5이닝만에 물러났다. 지난해 다승왕(18승)을 차지했음에도 이닝이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긴 했지만, 이제 이용찬까지 부상으로 잠시 1군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후랭코프의 분발이 절실하다.

제이크 브리검(키움)과 브룩스 레일리(롯데)의 시즌 성적도 조금은 아쉽다. 브리검은 세 차례 등판에서 6이닝을 채 채우지 못했고, 지난 4일 창원 NC전에는 도중 어깨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곧 앞둔 복귀전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일리는 개막전 4이닝 5실점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면서 6이닝 가량을 막아주고 있으나 팀의 1선발로 상대 외인 에이스와 계속 맞대결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기만한 모습은 아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