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베 노리오 한화 타격코치가 지난 11일 대전 SK전을 통역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지난해 한화가 11년만에 이룬 포스트시즌 진출은 10개팀 중 8위에 해당하는 낮은 팀타율(0.275)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놀라웠다. 뚜렷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 지난해 리그에 3할타자는 34명에 이르렀지만 이 중 한화 선수는 제라드 호잉(0.306) 단 한명뿐이었다. 이성열이 34홈런으로 호잉(30홈런)과 함께 나란히 30홈런 고지를 밟긴 했지만 한화의 힘은 마무리 정우람을 위시한 불펜에 있었다.

그랬던 한화가 15일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팀타율(0.286)을 기록중이다. 한화는 지난해 타격부진을 진단하며 장종훈 수석코치가 겸임하던 타격코치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장 코치가 수석코치직에 전념하도록 한편 2년 전 한화 타격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감독 출신 타나베 노리오 타격코치(53)를 영입했다.

타나베 코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일관되게 ‘적극성’을 중요시해왔다. 타석에서 세 번 헛스윙해 삼진을 당하더라도, 투수에게 ‘공격적인 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다음 상대 때는 타자가 좀 더 유리하게 수싸움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타나베 코치는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지난해보다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하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평가했다.

본래 초구부터 과감하게 공격하기로 이름난 베테랑 송광민부터 신인 노시환·변우혁에 이르기까지 한화 타자들의 스윙은 거침없다. 타나베 코치는 현재 팀 타선의 점수를 ‘100점만점에 60~70점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캠프 때까지만해도 팀 타선은 변화의 ‘과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보다 발전한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일찍이 1군에서 활약중인 신인이나 맹타를 휘두르는 정은원 등 젊은 선수들에 대해서는 “타격 부문에서만큼은 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한화가 하주석, 이성열 등이 부상으로 갑작스레 빠진 가운데서도 여전히 팀타율 1위를 유지할 수 있던 데 대해서는 “중심타순을 고정해 공격 흐름을 유기적으로 만든 것도 효과가 있던 것 같다”며 “하위타선에서의 출루도 늘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한화는 중심타선에 송광민-호잉-김태균 순의 라인업을 고정배치하고 있고, 최재훈이 0.508, 오선진이 0.444 등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가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날 때도 클린업트리오와 그 뒤를 이은 최재훈이 연속안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일본에서 감독까지 맡았던 타나베 코치가 한국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타나베 코치는 “일본에서 감독을 경험했다는 것보다 한·일 야구 사이의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 더 어렵다”며 “그래도 한국 야구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익혀온 것들을 접목해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도 분명히 있지만 “통역을 통해서라도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면서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할 수 있는한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려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타나베 코치는 자신을 찾아 자주 조언을 구하는 선수로 “최재훈과 정은원”을 꼽았다. 이 두 선수는 규정타석을 채운 한화 선수들 중 타율 1위(최재훈·0.383)와 3위(정은원·0.338)를 달리고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그리고 자신도 타석 안팎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한화는 팀 타율 상위권 팀으로 올려 놓는다’는 자신의 목표가 시즌 마지막에도 현실화될 것이라고 타나베 코치는 믿고 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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